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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수원 '주사위는 던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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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수원 '주사위는 던져졌다'

입력
2013.01.07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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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운명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수원과 전북이 7일 오후 나란히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을 방문해 프로야구 10구단 회원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 수원 측은 이석채 KT 회장과 염태영 수원 시장이, 전북 측은 이중근 부영 회장과 김완주 전북 도지사가 참석해 양해영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에 신청서를 건넸다. 수원은 빨간색 점퍼로 복장을 통일해 눈길을 끌었고 전북은 10구단 유치를 희망하는 범 전북도민 100만명의 서명부를 함께 제출했다.

염태영 시장은 이 자리에서 "수원은 2년 전부터 10구단 유치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경기도와 수원에 한 곳도 없는 것이 바로 프로 야구단"이라며 "수원에만 사회인 야구팀이 400여 개, 야구 동호인이 만 명이 넘는다. 야구를 사랑하는 적극적인 야구팬들이 많은 이 곳 수원에 10구단이 유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원은 전국체전에서 11연패를 기록 중이다. 프로 축구의 경우엔 서울과의 경기가 세계 7대 더비로 꼽힌다"며 "야구를 축구와 함께 양대 스포츠 산맥으로 키워낼 계획이다. 또 자신이 있다. 수원이 바로 프로 스포츠의 메카다"고 강조했다.

김완주 전북 도지사도 10구단 유치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 도지사는 "수도권 보다는 지역 연고제를 확실히 이행할 수 있는 곳에 야구단이 만들어져야 한다. 전북에 유치되는 것이 야구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다"며 "야구 열기가 높은 전북이 1,000만 관중 돌파는 물론 야구 발전에 결정적인 기여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수원과 전북이 사실상 10구단 유치의 마지막 단계인 회원 가입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이제 공은 KBO에 넘어갔다. 그 동안 치열한 홍보전과 물밑 경쟁으로 과열 양상까지 보였던 수원과 전북의 '한 달 전쟁'은 KBO의 최종 발표를 통해 승자가 가려진다.

일단 KBO는 투명하고 신속한 의사 결정 과정을 통해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10구단 연고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평가위원회(10일)→이사회(11일ㆍ사장 모임)→총회(구단주 모임)로 이어지는 과정을 늦어도 오는 20일까지 끝내겠다는 것이다.

1단계인 10일 검증 작업은 외부인사 20여명으로 구성된 평가위원회가 양 측의 자격 조건을 면밀이 검토한다. 수원과 전북은 ▲2만5,000석 규모의 야구장 확보 ▲관중 동원 능력 ▲지역 야구 발전과 저변 확대를 위한 노력 ▲야구단 운영의 지속성 ▲야구 발전 기금 등 약 30개에 달하는 평가 항목을 통과해야 한다. 평가위원회에서는 세부 항목에 대한 점수를 매겨 적합한 기업ㆍ도시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후 KBO는 11일 이사회를 열어 평가위원회에서 내린 채점표를 보고한 뒤 마지막 단계인 총회를 조속히 개최할 예정이다. 야구규약 8조에는 신설 구단으로 가입하려면 총회에서 재적 회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KBO 관계자는 "총회도 가급적 빨리 열어 10구단 문제를 마무리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KT" 30년간 스포츠단 운영했다" … 부영 "30년간 야구단 운영 가능"30년. 프로야구 10구단 유치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KT와 부영 그룹이 공통적으로 꺼내든 슬로건이다. 수원시와 손을 잡은 KT, 전북과 한 배를 탄 부영은 나란히 "우리의 30년에 주목해 달라"고 강하게 호소했다.

이석채 KT 회장과 이중근 부영 회장은 7일 오후 나란히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을 방문해 프로야구 10구단 회원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중근 회장이 오후 1시30분께 먼저 신청서를 냈고 이석채 KT 회장은 오후 2시30분께 도착했다. 두 명의 회장은 이 자리에서 10구단 창단에 대한 열의를 드러내면서 "모든 조건에서 우리가 앞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석채 회장은 "지난 30년 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강조했다. 현재 KT는 프로농구 부산 KT 소닉붐을 비롯해 하키, 사격, 골프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런던 올림픽에서 남자 사격 2관왕에 오른 진종오도 KT 소속이다. 또 12년 동안 한국 축구 대표팀을 지원하고 있는 그룹이기도 하다.

이석채 회장은 "30년 넘게 스포츠단을 육성해왔다. 하키, 사격 등 비인기 종목에 대한 투자로 한국이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동안 KT는 CEO가 누구든지 스포츠단을 적극 지원하는 전통을 지켰다. 스포츠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다"며 "경기도, 수원에 제대로 된 프로팀을 육성해야겠다는 확실한 결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막강한 자금력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작년 4월 공정거래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KT는 재계 순위 11위다. 자산총액은 32조로 매출액은 20조에 이른다. 이석채 회장은 "10구단은 기반이 취약한 상태에서 출발한다. 당연히 돈이 많이 들어간다"며 "그것을 감당할 수 있을까? KT는 야구단을 충실하게 지원할 수 있다"고 했다.

이중근 회장도 아낌없는 투자를 약속했다. KT에 비해 자금 동원력에서 뒤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혼자 힘으로도 30년은 야구단 운영을 해낼 자신이 있다"면서 "틀림없이 우리에게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영 그룹은 지난 한 해 동안 국내외 사회공헌활동 부문에 약 360억원을 기부했다. 건설업을 주력으로 16개의 계열사를 보유한 그룹으로 2011년 기준 12조5,438억원의 자산규모를 자랑한다. 이 회장은 지난 1일 전북 군상상고와 전주고를 잇달아 방문해 각 학교에 1억원씩의 야구발전기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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