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꽃게와 대하, 새우젓 등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인천 소래포구는 재래어항 특유의 낭만과 정취도 덤으로 얻어갈 수 있어 수도권지역 주민들에게 인기가 높다. 하지만 포구가 형성된 지 70년이 넘다 보니 시설이 낡을 대로 낡아 방문객들이 느끼는 불편이 적지 않다. 어시장 바닥은 질퍽거리고 통행로는 어깨가 부딪칠 정도로 비좁다. 포구 시설은 온전한 곳을 찾기 어렵다. 최근 들어 주변에 대규모 아파트단지와 백화점식 종합어시장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낙후된 시설은 더 두드러져만 보이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소래포구가 재개발 된다. 관할 자치단체인 인천 남동구는 6일 낙후한 소래포구를 현대화하기 위해 조만간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계획 수립 및 조사용역'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남동구는 이 결과를 토대로 땅과 건물 소유주, 상인들과 협의를 거쳐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내년까지 국토해양부에 요청할 방침이다. 또 무허가 상가를 양성화하기 위한 특별계획구역 지정 여부 등을 결정해 재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업 대상지는 소래어시장 내 개발제한구역 2,800㎡를 포함한 소래어시장~인천수협 일대 개발제한구역 약 1만㎡이다.
남동구는 또 지난 1997년부터 1999년까지 3년간 가설건축물 허가를 받아 사용하다가 이후 허가 연장이 안돼 불법으로 사용되고 있는 소래어시장 내 1,000㎡도 매입과 임대 등의 방법을 통해 합법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소래포구 상인들은 기대와 함께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낙후된 시설 교체 등 시설 현대화에는 찬성하지만 재래포구 특유의 낭만과 정취가 사라질 수 있는 대규모 재개발에는 반대라는 것이다. 재개발 공사가 장기화될 경우 떠안아야 할 영업 손실을 걱정하는 상인들도 있다.
소래포구 선주상인연합회 신민호 회장은 "어시장의 낡은 천막을 교체하거나 배수시설, 통행로를 확보해주는 등의 환경개선 사업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대규모 재개발이 이뤄지면 소래포구만의 정취가 사라지거나 포구를 찾는 사람들이 낯설게 느낄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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