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국민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에 이어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79)가 안락사 위기에 처한 코끼리를 살려주지 않으면 러시아로 망명하겠다고 밝혔다.
동물 보호 운동가인 바르도는 "정부가 비겁하고 부끄럽게 '베이비'와 '네팔'을 죽게 내버려둔다면 동물들의 공동묘지인 이 나라를 떠나 러시아에 국적을 신청할 것"이라고 4일(현지시간) 성명을 발표했다. 베이비와 네팔은 프랑스 리옹의 동물원에 있는 코끼리다. 리옹 행정법원은 두 코끼리가 결핵을 앓자 사람이나 다른 동물에게 전염시킬 수 있다며 지난달 안락사를 명령했다. 안락사는 현재 집행이 유예된 상태인데 바르도는 집행을 취소하고 자신이 운영하는 동물재단에 코끼리를 맡겨달라고 정부에 청원했다.
바르도는 이날 지역 일간 니스 마탱과의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극찬하기도 했다. 바르도는 "프랑스에 신물이 난다"며 "내가 요구한 것은 단지 이 동물들을 구해달라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인 푸틴은 내가 도움을 요청하면 항상 도와준다"며 "푸틴은 동물을 위해 역대 프랑스의 어떤 대통령보다 더 많은 일을 했다"고 푸틴을 치켜세웠다. 바르도는 2009년 총리였던 푸틴이 러시아에서 바다표범 새끼 사냥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자 그를 '가슴으로 존경하는 대통령'이라고 칭찬한 적이 있다.
그러나 유럽의회 의원 출신의 환경운동가 다니엘 콘 벤디트는 언론 인터뷰에서 "드파르디외와 바르도가 러시아를 민주 국가로 착각하고 있다"며 "러시아 망명은 역사적으로 가장 멍청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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