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부터 폐가로 방치되어 왔던 이승만 전 대통령 별장 귀빈사(貴賓舍ㆍ등록문화재 제 113호)의 관광자원화를 둘러싼 주민들간 갈등이 일단락될 전망이다.
제주시는 귀빈사 보수와 주변 정비에 필요한 예산이 지난해 말 제주도의회를 통과함에 따라 이달부터 공사에 들어간다고 6일 밝혔다. 사업비는 별장 내·외부 보수에 2억4,600만원(국비·지방비 각 1억2,300만원), 집기류 보존처리에 1억원(국비·지방비 각 5,000만원) 등 모두 3억4,600만원이 소요된다.
현재 시는 문화재청에 귀빈사 보수·정비에 따른 설계 승인을 요청한 상태다.
귀빈사는 건물 노후화로 급속히 훼손돼 2010년 실시한 건물 구조안전진단 결과, 보수와 보강이 필요한 D등급을 받았으며 국고보조금이 확보됐음에도 지방비가 확보되지 않아 지난해까지 사업이 추진되지 못했다.
이 같은 난항은 4·3 유족 등의 반대로 지방비가 제주도의회를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
시는 당초 종합정비계획에 따라 20억원을 투입해 귀빈사를 중심으로 기념관을 조성, 관광자원화하려다 '4·3의 집단학살' 책임자로 거론되는 이 전 대통령의 기념관을 짓는데 지방비 투입을 반대하는 4·3유족회 등의 반발에 부딪혀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
제주시 관계자는"유족회 등과 오랜 논의 끝에 기념관 건립 계획을 접고 당장 시급한 보수·정비 위주의 계획으로 최종 결정됐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산 156번지에 위치한 귀빈사는 1957년 이 전 대통령이 제주도에 국립목장을 설립할 당시 전용숙소로 건립했지만 당시와 59년 단 두차례 이용됐다.
연면적 234.7㎡ 규모의 1층 건물에는 16㎡가량의 전용 침실을 포함한 4개의 방과 프란체스카 여사의 화장대, 응접실, 주방, 벽난로, 욕실, 수세식 화장실, 원형식탁 등이 있으며 건축 설계는 미국인이 맡았고 자재는 독일에서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재환기자 jung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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