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공산당 총서기가 "중국특색 사회주의는 다른 주의가 아닌 바로 사회주의"라며 "개혁개방 이후의 역사로 개혁개방 이전을 부정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노선 대립에 쐐기를 박고 사회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취지의 발언으로 보이지만 그만큼 중국의 갈등이 심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시 총서기는 5일 당 간부 교육기관인 중앙당교에서 열린 중앙위원회 위원 및 후보위원 제18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정신 학습반 개학식에서 "18차 당 대회 정신은 중국특색 사회주의를 견지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6일 전했다.
시 총서기는 이날 사회주의의 역사를 ▦공상(空想) 사회주의의 생성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과학 사회주의 이론 체계 창립 ▦레닌의 10월 혁명 승리와 사회주의 실천 ▦소련모델 형성 ▦신중국 성립 후 중국공산당의 사회주의 탐색과 실천 ▦개혁개방의 역사적 결정과 중국특색 사회주의의 발전 등 6단계로 설명한 뒤 "중국특색 사회주의는 사회주의이지 다른 주의가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개혁개방 이전과 이후의 두 시기는 본질적으로 사회주의 건설 과정의 탐색과 실천이었다"며 "중국특색 사회주의는 개혁개방의 역사적 시기에 나온 것이지만 이는 신중국이 이미 사회주의 기본 제도를 건립하고 20여년간 발전시킨 기초 위에 출발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총서기는 "두 시기는 지도이념과 방침, 정책과 실제상에서도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서로 분리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근본 대립이 있다고 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따라서 "개혁개방 이후의 역사로 이전의 역사를 부정할 수 없고 개혁개방 이전의 역사로 이후의 역사를 부정할 수 없다"며 "실사구시의 노선을 견지하고 주류와 지류를 분명히 가려 진리를 지키고 잘못을 수정한 뒤 이런 기초 위에 당과 인민의 사업을 전진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날 개학식엔 리커창(李克强) 등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들이 전원 참석, 시 총서기의 연설을 들었다.
시 총서기가 중국특색 사회주의가 사회주의임을 분명히 한 뒤 주류와 지류를 분별할 것을 주문한 것은 중국공산당과 사회가 그만큼 노선과 이념 대립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새 지도부 출범 후 중국에서는 인권 보장과 언론 및 종교의 자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인권운동가들은 지난달 말 공안의 저지를 뚫고 가택연금중인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의 부인 류샤(劉霞)를 만났고 남방주말(南方周末) 기자들은 5일 2차 성명서를 통해 당국의 기사 검열 실태를 고발했다. 사회적 불만이 표출되는 것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는 새 지도부가 사회 안정 차원에서 사회주의 노선을 분명히 한 것이란 설명도 나온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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