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의 사회공헌 활동은 대부분 본업을 활용해 어려운 이웃에게 집을 지어 주거나 개ㆍ보수하는데 집중된다. 하지만 이런 상식을 깨는 회사가 있다. 자사 보유 미술관을 통해 지역 초등학행들을 상대로 직접 창작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대림산업이 그 주인공이다.
대림산업은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있는 대림미술관에서 종로구 지역 초등학교 학생들을 초청해 전시회 관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 전시회와 연계된 예술창작 활동을 체험할 수 있는 행사도 진행한다. '해피 투게더'로 이름 붙여진 이 기회를 통해 아이들은 미술관에서 보고 느낀 감정을 직접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처럼 대림산업은 문화적 체험의 기회가 부족한 아이들에게 창작의 기쁨을 느끼게 해 어릴 때부터 예술에 대한 감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매년 10회 정도 진행되는 '해피 투게더'에는 대림산업 임직원들도 자원봉사에 참여한다. 이들은 초대된 어린이들에게 직접 미술관을 안내해 주고 식사와 창작활동 등 일정을 함께 한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미술관을 소유한 건설사들이 더러 있지만 미술관을 활용해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는 곳은 대림산업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대림산업의 문화 예술 지원은 한국메세나협의회 회원사로 가입한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림산업은 이 때부터 서울과 경기지역 보육원 아이들을 대림미술관 전시회에 초대하는 등 문화 사업을 꾸준히 해 오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종로구 통인동 주민들과 함께 하는 공동체 예술 프로젝트인 '통의동에서 통인동으로' 전시회를 개최했다. 이 전시회는 통인동 주민들이 직접 4개월 동안 지역의 문화유산과 주민들의 일상적 모습을 담은 사진 7,000여점을 전시한 것이다. 전시 장소도 미술관이 아닌 종로구의 대표적 재래시장인 통인시장과 주변 카페, 공방에서 진행돼 시장 상인뿐 아니라 일반인들로부터도 높은 호응을 얻었다. 당시 지역 청소년과 주민 등 1,000여명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물론 건설사의 장기를 살려 한국사랑의집짓기연합회와 공동으로 '사랑의 집 고치기' 활동도 왕성하게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종로구 이화마을을 찾아 도배와 장판지 교체 작업을 했다. 이 밖에도 대림산업 직원들은 매주 서울 영등포에 거주하는 독거노인들의 집을 찾아 집 안팎을 정비하고 생필품을 나눠주고 있다. 창립 50주년인 1989년에는 장학ㆍ학술 지원을 위한 비영리 공익재단인 수암장학문화재단을 설립, 대학생에게 1년간 등록금을 지원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림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연초 계획을 세운 후 체계적으로 운영된다. 팀별 또는 동호회별로 매년 초 봉사활동 계획을 세운 후 매주 서울 지역 독거노인과 쪽방촌, 복지센터 등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한다. 특히 서울 지역 8개 보육원과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동호회연합회는 사내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보육원을 방문해 김장김치를 전달한다. 전국의 건설현장에서는 현장직원들로 구성된 한숲봉사대원들이 지역 실정에 맞게 하천 정화, 주민들이 많이 찾는 산에 대한 정화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6년부터 헌혈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매년 본사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헌혈을 한 후 헌혈증을 대한적십자사에 기증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사회적 약자 외에도 업무상 거래 관계에서 약자인 협력업체와의 상생 발전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대림산업은 하도급대금 전액을 현금과 현금성 결제수단으로 지급해 협력업체에 대한 직접적인 재무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이제 기업 생존을 위한 필수 덕목이 됐다"며 "사회공헌을 강화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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