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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영수·이순자·이희호 '활동가형'… 홍기·김옥숙·손명순 '그림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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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영수·이순자·이희호 '활동가형'… 홍기·김옥숙·손명순 '그림자형'

입력
2013.01.04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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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역대 영부인들은 적극적인 공개 활동가 형과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그림자 내조' 스타일로 흔히 구분된다.

대통령 부인 비서실이 공식화한 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 집권 시절이다. 영부인 비서실의 주요 업무는 대통령이 미처 챙기기 어려운 민원에 대한 처리였다. 그러나 육영수 여사는 청와대에 앉아 있기 보다 민심을 살피기 위해 현장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대학 캠퍼스를 방문하기도 했고 전국의 수해현장도 찾아 다녔다.

또 장ㆍ차관 등 사회지도층 부인들이 참여하는 봉사단체 '양지회'를 만들어 10여 년간 이끌었고 적십자 봉사활동과 헌혈운동, 정신박약어린이돕기 등에 열정적으로 힘을 쏟았다.

특히 어린이 복지 사업을 위한 육영재단을 설립하면서 어린이 잡지 '어깨동무'를 발간해 농어촌 어린이에게 배포했고 어린이대공원과 어린이회관 건립에도 앞장섰다.

재임기간이 8개월에 불과했던 최규하 대통령의 부인 홍기 여사는 추석을 전후해 양로원과 고아원 등을 다닌 것 외에는 대외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는 새세대육영회와 새세대심장재단을 설립해 유아교육과 심장 수술 방면에 관심을 가졌다.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방한한 뒤 심장병 어린이 2명을 미국으로 데려가 치료해주기도 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한 스타일로 분류된다.

노태우 전 대통령 부인 김옥숙 여사는 조용한 내조에 주력했다. 자신과 관련한 행사를 언론에 알리지 않고 단 한 건의 인터뷰도 하지 않는 등 '몸낮추기'로 일관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 부인 손명순 여사도 여성 단체의 직책을 전혀 맡지 않는 등 공적인 활동과 거리를 유지했다.

반면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는 여성운동가 출신답게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2001년 한해만 빼고 매년 독자적인 해외순방에 나섰고, 대통령을 대신해 유엔 아동특별총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는 기록도 남겼다.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는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주빈국 명예위원장을 맡는 등 대외 활동의 폭을 순차적으로 넓혀갔다. 가끔 여성 의원들을 관저에서 만나 여론을 듣기도 하면서 정치권 소식에도 관심을 표명했다.

한식(韓食)의 세계화에 큰 관심을 가졌던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는 외국 사절이나 주한 대사 부인들을 대상으로 이에 대한 홍보에 주력했다. 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당시 창덕궁 후원에서 한복패션쇼를 기획하는 등 한류 문화 확산에 힘을 기울였다.

2009년에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아시아 여성에게 보내는 편지'란 글도 기고하는 등 적극적 활동과 그림자 내조의 중간 정도의 스탠스를 유지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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