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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유령' 메르켈 남편처럼 대체로 공식 석상 안나타나 일부 비리·이권 추문도 종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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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유령' 메르켈 남편처럼 대체로 공식 석상 안나타나 일부 비리·이권 추문도 종종

입력
2013.01.04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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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세계적으로 여성 대통령이나 총리 등 여성 국가수반은 12명에 이른다. 이전에도 적잖은 여성 통치자들이 세계사에 족적을 남긴 바 있어 이제 여성 대통령이나 여성 총리 등의 모습은 낯설지 않다.

그러나 이들의 남편인 '퍼스트젠틀맨'들의 활동상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들은 퍼스트레이디인 영부인처럼 적극적으로 대외 활동에 나서지는 않지만 대체로 조용히 부인의 사각지대를 보좌하는 편이다.

먼저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남편 요아힘 자우어는 독일 국민 사이에서 '오페라의 유령'으로 불린다. 부인의 선거 운동에 일절 참여하지 않는 것은 물론 부부가 함께 참석해야 하는 공식 석상에도 모습을 잘 내보이지 않아 붙은 별명이다.

그는 평소에도 "나는 정치에 관심이 없다. 메르켈의 정치 활동과 무관한 사람"이라며 자신의 직업인 대학 교수 일에만 매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철의 여인'으로 불린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남편인 데니스 대처(2003년 사망)도 뒤에서 부인을 든든하게 보좌했다. 그는 영국 맨체스터 지역에서 성공한 사업가였지만 부인이 총리가 된 뒤에는 짐이 될까 봐 사업을 정리하고 퍼스트 젠틀맨 역할에만 주력했다.

그도 역시 대중에게 모습을 잘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대처 총리의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처 전 총리는 퇴임 당시 "내가 있었던 곳은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자리였지만 언제나 내 곁엔 최고의 친구이자 후원자인 데니스가 있었다"고 남편을 치켜 세웠다.

잉락 친나왓 현 태국 총리의 남편인 아누손 아몬찻도 공식 행사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가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친나왓 총리가 남편이 나서는 걸 좋아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귀르다르도티르 아이슬란드 총리는 동성애자임을 밝혀 관심을 끌었다. 그는 여류 작가인 요니나 레오스도티르와 2002년 만나 동성 부부로서의 법적 지위를 인정 받았다. 그러나 외교 행사 등 공식 석상에서 레어스도티르의 모습을 보긴 힘들다.

제법 적극적인 외조(外助) 활동에 나서는 퍼스트젠틀맨도 있다.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의 동거남인 팀 매티슨은 길라드 총리의 주요 일정마다 빠지지 않고 동행한다. 해외 순방 행사에도 의욕적으로 참여하는 편이다.

미용사 출신인 매티슨은 2006년 자신이 일하던 미용실에서 길라드 총리를 손님으로 처음 만났고 이후 두 사람은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여태껏 동거를 해오고 있다.

그러나 부인의 권력을 사적으로 이용하다 망신을 당한 이들도 적지 않다. 아로요 전 필리핀 대통령 남편인 호세미겔 아로요는 부인의 집권 시절 각종 이권에 개입해 구설수에 올라 부인을 힘들게 했다. 그는 결국 불법 복권 게임 운영자들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다가 2005년 미국으로 망명했다.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남편 타우픽 키마스도 부인 집권 시절 '정권의 실세'로 불리며 각종 정치 스캔들을 일으킨 것으로 유명하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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