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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선 취지 설명 없이 또 일방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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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선 취지 설명 없이 또 일방통보

입력
2013.01.0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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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에 마련된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 공동기자회견장.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해를 넘기면서까지 고심해 결정한 인수위원 2차 인선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인 만큼 200여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인선 발표가 예정된 오후 4시 김용준 인수위원장과 진영 부위원장, 윤창중 대변인이 입장했다. 김 위원장은 연단에 올라 "이번 인수위원회는 새 정부의 국정철학과 정책기조의 초안을 설정함으로써 새 정부의 원활한 출범을 준비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인선 내용을 발표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인수위원 23명과 대통령 취임준비위원장 1명의 이름을 읽은 뒤에 곧장 회견장을 빠져 나갔다. 진 부위원장과 윤 대변인도 인선 배경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단 4분 동안 인수위원 이름만 열거한 뒤 사라진 것이다. 회견장 곳곳에선 취재진의 불평이 쏟아졌다.

인수위원 인선이 늦어진 배경으로 박 당선인 측은 그 동안 언론에 '철저한 검증'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언론의 마감 시간 직전인 오후 4시에 인선을 발표해 언론의 즉각적인 검증을 어렵게 한 것은 차치하고라도 인선 배경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는 점은 납득하기 어려웠다.

박 당선인 측이 이날 언론에 제공한 자료는 인수위원과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의 이름과 현재 직위뿐이었다. 인선 배경 및 출신지와 경력 등에 대한 단 한 줄의 추가 설명도 없었다. 또 1차 인선에 포함된 한광옥 국민대통합특위 위원장은 인수위원이라고 발표했지만 청년위원 인선 논란을 빚은 김상민 청년특위위원장의 인수위원 합류 여부에 대해서는 설명이 없었다. 다만 김 위원장과 진 부위원장, 윤 대변인 외에 23명의 위원이 발표됨으로써 현행법상 '26명 이내'로 규정된 인수위 인선이 마무리됐음을 추론할 수밖에 없었다. 윤 대변인은 회견 세 시간 뒤 별도의 브리핑을 했으나 취재진과 인선에 대한 간단한 문답만 나누었을 뿐이었다.

청와대가 장관 인선을 발표할 때에도 프로필과 인선 배경을 충실히 설명하는 것이 관행이다. 이를 바탕으로 언론과 국민들은 검증의 잣대를 들이대고 문제가 없을 경우 대통령의 인선을 신뢰하게 된다. 아무리 박 당선인이 인사에 관한 '철통 보안' 원칙을 선호한다고 해도 이처럼 '일방 통보식 인사'에 고개를 끄덕일 국민이 몇이나 될지 궁금하다. '줄서기'나 인사 로비를 막기 위해 보안을 강조했다면 대변인은 당선인으로부터 인선 취지에 대해 듣고 이를 언론에 설명해야 한다. 그 동안 '소통 부족' 지적을 받았던 박 당선인은 향후 국정운영에서 실수를 줄이려면 이 같은 지적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김회경 정치부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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