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장사인 영풍제지 창업주 이무진(79) 회장이 재혼한 35세 연하의 부인 노미정(44) 부회장에게 최대주주 자리를 넘겼다. 이 회장에겐 부인보다 나이가 많은 50대의 아들 2명이 있지만 이들은 모두 경영에서 배제됐다.
영풍제지는 4일 이 회장은 보유 주식 113만8,452주(51.28%)를 노 부회장에게 모두 증여했다고 공시했다. 주당 1만6,800원씩 총 191억원 규모다. 이번 증여로 노 부회장의 영풍제지 지분율은 55.64%로 높아져, 경영권을 완전히 장악하게 됐다. 다만 대표이사직은 이 회장이 계속 맡고 있다.
노 부회장은 지난해 1월 영풍제지 부회장으로 깜짝 선임됐으며, 8월 지분 4.4%를 취득하면서 이 회장의 부인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회사에서는 "회장의 가족 사항에 대해서는 모른다"며 함구하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약 4~5년 전 노 부회장과 결혼했으며 슬하에 두 자녀를 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증여가 관심을 끄는 것은 이 회장이 전 부인의 소생인 50대의 장남 택섭 씨와 차남 택노 씨에게는 일체의 지분을 주지 않은 채 노 부회장에게만 전 지분을 증여해서다. 택섭 씨는 2002년 대표이사로 선임된 적 있지만 2009년 물러났고, 같은 해 택노씨가 임기 3년의 등기임원으로 선임됐지만 임기 만료 후 지난해 물러났다. 영풍제지 관계자는 "두 아들은 현재 일체의 지분이 없을 뿐 아니라 회사에 직책도 없어 출근하지 않는다"면서 "노 부회장은 지난해 선임된 후 매일 출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영풍제지는 이 같은 최대주주 변경 사실을 지연 공시해 이날 한국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 예고를 받았다. 또한 이 사실에 관심을 가진 네티즌들의 접속이 폭주하자 회사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일이 벌어졌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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