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 그리고 세계 민주주의 1번지로 불리는 워싱턴 국회의사당(캐피털 힐)에서 3일(현지시간) 제 113대 의회가 출범했다. 이번 의회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여성의 약진이다. 상원은 여성 5명이 새로 등원하면서 여성 의원이 전체 의석(100석)의 20%인 20명(민주 16명·공화 4명)으로 늘었다. 여성 하원의원도 사상 최고치인 81명으로 증가했다. 하원 전체 의석(435석)의 18%다. 미국 언론들은 여성 초선 상원의원 5명이 당선된 1992년에 이어 미국 의회에 '여성의 해'가 다시 도래했다고 평가했다.
1977년부터 상원의원으로 재직 중인 바버라 미컬스키(민주·메릴랜드) 의원은 미국 abc방송과 가진 여성 상원의원 합동 인터뷰에서 "각지에서 재능 있는 여성이 모여 무척 기쁘다"며 "이제 미국 정치에서 여성이 세력화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네브라스카주 사상 첫 여성 상원의원에 당선된 뎁 피셔(공화당) 의원은 "선거 기간 중 딸을 둔 부모들이 함께 사진 찍자고 몰려들어 정말 즐거웠다"며 "역사적 선거였고 변화는 계속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성 의원들은 "우리는 서로 다른 이념과 성격을 지닌 만큼 성별로 규정되기를 원치 않는다"(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캘리포니아)면서도 "원활한 협상과 타협, 입법화를 위해 좀 더 협동적 성향을 지닌 여성의 역할이 필요하다"(수전 콜린스·공화·메인)고도 말했다. 이들이 입을 모아 밝힌 희망은 더 많은 여성의 의회 진출이다. 바버라 박서(민주·캘리포니아) 의원은 "여성은 상원에서 여전히 과소대표돼 있다"며 "(의석의 절반인) 50석이 여성에게 돌아갈 때까지 투쟁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당선한 하원 의원 433명과 상원의원 12명은 이날 정오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동 선서식을 갖고 2년 또는 6년 임기를 시작했다. 상원은 민주당이 55석(무소속 2석 포함), 공화당 45석을 차지하고 있으며 하원은 전체 435명 가운데 2명이 사임하면서 공화당 233명, 민주당 200명으로 구성돼 상원은 민주당, 하원은 공화당이 장악한 정치구도는 바뀌지 않았다.
베이너 의장 '진땀 재선'
다만 베이너는 하원의장 재선 과정에서 공화당 내부 반발에 부딪혀 지도력에 상처를 입었다. 베이너는 당선에 필요한 과반보다 겨우 3명 많은 220명의 지지를 얻어 재선에 성공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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