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과거사 부정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NYT는 '역사를 부정하려는 일본의 또다른 시도'라는 제목의 2일자 사설에서 "한국과 일본의 관계보다 아시아 안정에 더 중요한 관계는 없다"며 "그럼에도 아베 총리가 한일간 갈등을 유발하고 협력을 더 어렵게 만들 중대한 실수로 자신의 임기를 시작하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극우 국수주의자인 아베 총리가 최근 산케이(産經)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고노 담화와 무라야마 담화를 '진전된 성명'으로 바꾸고 싶다고 말한 점을 상기했다. 아베 총리는 이들 담화를 바꾸려는 이유로 일본이 위안부를 강요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NYT는 그러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지난주 "아베가 고노 담화는 수정해도 무라야마 담화는 계승할 것"이라고 밝힌 점을 들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고노 담화는 고노 요헤이 전 관방장관이 1993년 위안부 문제와 관련, 일본군과 관헌의 관여와 징집 및 사역 과정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죄한 것이며 무라야마 담화는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가 1995년 종전 50주년을 맞아 일본이 식민 지배와 침략으로 여러 국가와 국민에게 손해와 고통을 준 것을 사죄한 내용을 담고 있다.
NYT는 "범죄를 부정하고 사과를 희석하려는 시도가 일본의 짐승 같은 전시 지배로 고통을 겪은 한국, 중국, 필리핀 등의 분노를 촉발할 것이며 특히 아베의 수치스러운 충동은 북한 핵 문제 등 지역 이슈에서 중요한 협력관계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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