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과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의 북한 방문에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방북 시기가 부적절하고 북한 문제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다.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두 사람이 민간인이며 비공식 자격으로 북한에 간다"면서 이들의 방북이 미국 정부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눌런드 대변인은 또 "두 사람이 북한을 방문할 때 미국 당국자가 동행하지 않으며 이들이 미국 정부의 메시지를 가져가는 것도 아니다"고 확인했다.
눌런드 대변인은 방북 시점이 부적절한 이유와 관련해 "최근 북한의 행동(장거리 미사일 발사)을 보면 그렇다"면서 "두 사람은 국무부의 (비판적) 생각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눌런드 대변인의 발언은 슈미트 회장 일행이 방북 문제로 국무부와 사전 접촉을 했으며 그 과정에서 양측의 의견이 달랐다는 추정을 낳고 있다. 눌런드 대변인은 "두 사람이 지금이라도 방북을 취소해야 옳은 것이냐"는 질문에 "시점으로 볼 때 이번 방북이 도움이 되지 않으며 우리의 생각을 두 사람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무부의 냉담한 반응에도 불구하고 슈미트 회장 일행이 방북을 강행하는 정확한 이유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들이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배준호(미국명 케네스 배)씨 석방 문제를 논의할 것이란 관측이 있지만 국무부는 이마저 부인했다. 눌런드 대변인은 "배씨의 석방 문제와 관련해서는 우리가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북한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해 슈미트 회장의 방북 목적이 다른 데 있음을 시사했다. 슈미트 회장 일행은 내주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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