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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야하네, 앗! 욕설도… 아이돌 가수들의 '19禁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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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야하네, 앗! 욕설도… 아이돌 가수들의 '19禁 반란'

입력
2013.01.0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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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의 우상으로 통하는 아이돌 가수들이 '19금(禁)'에 빠졌다. '청소년관람불가' 콘서트를 열기도 하고,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성적인 농담을 과감하게 쏟아내기도 하며, 자발적으로 음반이나 뮤직비디오에 '19금' 딱지를 붙이기도 한다. 금기가 유행으로 바뀐 것이다.

지난해 9월 출시된 그룹 빅뱅 멤버 지드래곤의 솔로 앨범은 가요계에 적잖은 충격을 줬다. 등급 심의를 받기도 전에 가수가 나서서 '19금' 표기를 붙였기 때문이다. 10대 팬이 다수인 아이돌 스타로선 이례적인 일이었다. 당시 지드래곤은 인터뷰에서 "'그 XX'라는 곡을 '그 자식' '그 녀석'으로 바꾸면 공감대가 떨어질 것 같아 고집을 부렸다"며 "더 센 표현을 쓰려다 아이돌이어서 자제했다"고 말했다. YG엔터테인먼트도 음원 판매어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소속 가수의 뜻을 따랐다.

티아라가 소속된 코어콘텐츠미디어도 영상물등급심의위원회에 신인 남성그룹 스피드의 '슬픈 약속' 뮤직비디오를 제출하며 자발적으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붙였다. 코어측은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루다 보니 발포 장면이나 강제 진압 등 자극적인 장면이 많아서"라고 설명했지만, 영등위는 15세 이상 관람가 판정을 내렸다.

과감하게 성적인 표현을 하는 가수들도 늘었다. 평균 연령이 30세가 넘어 이른바 '성인돌'로 불리는 브라운 아이드 걸스(브아걸)는 이 분야의 선두주자다. 이들은 지난달 케이블TV 출연과 콘서트를 통해 수위가 높은 표현을 연이어 쏟아냈다. tvN의 'SNL코리아'에 출연한 브아걸의 네 멤버는 에로배우, 남학생의 엉덩이를 손으로 때리는 교사, 영화 '원초적 본능'의 샤론 스톤을 연상시키는 여성 등을 연기해 화제를 모았다.

브아걸의 지난해 단독 콘서트도 '19금'이었다. 공연 제목은 남녀가 사랑을 나눌 때의 체온을 인용한 '투나잇 37.2℃'. 걸그룹이 청소년 관람불가를 내건 공연을 한 건 처음이었다. 란제리 의상과 성적인 뉘앙스를 짙게 풍기는 안무로 무장한 두 차례의 콘서트에는 2,000여 성인 팬들이 모였다. 브아걸 멤버들은 공연을 앞두고 연 기자간담회에서 "19세 미만의 청소년들이 이해할 수 없는 감성과 코드가 있다"며 "우리 나이에 느끼고 생각하는 걸 솔직하게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이돌 가수들이 가장 쉽게 '19금' 콘텐츠에 도전할 수 있는 분야는 TV 예능프로그램이다. '웃음'이라는 방패가 있기 때문이다.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고정 출연 중인 슈퍼주니어의 규현은 성적인 농담을 빈번하게 해서 출연자들을 당황하게 만든다. '19금 코미디'로 이미지를 굳힌 'SNL코리아'에는 티아라의 은정, 슈퍼주니어의 이특 신동 은혁 예성 규현, 2PM 출신의 박재범 등이 출연해 성인 코미디를 선보였다. 특히 박재범은 아내 몰래 '야동'을 보며 자위하는 남편을 연기하는 등 수위 높은 연기를 펼쳐 관심을 모았다.

아이돌 가수들이 '19금'의 영역을 넘나드는 것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소속사가 만든 틀에 갇혀 정형화된 모습만 보이는 가수들에 비해 자유분방하고 솔직해 보인다는 견해가 많다. 대중문화평론가 강태규씨는 "대중문화를 수용하는 우리 사회의 시각이 여유롭고 넓어졌기 때문에 가능한 현상"이라면서 "아이돌 가수들의 생명력이 길어지고 팬들도 나이를 먹어가면서 아이돌의 한계를 벗어나려는 가수도 늘어나고 있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가수들의 '19금' 콘텐츠가 청소년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우려에 대해 당사자들은 고개를 젓는다. 지드래곤은 "19금이라고 무조건 악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어릴 적 야한 표현과 욕설이 담긴 가사의 외국 팝 음악을 많이 들었지만 오히려 음악적으로 좋은 영향을 받은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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