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25전쟁 당시 북한군의 총공격 계획을 국군에 제보하고도 간첩으로 몰려 5년간 옥살이를 한 홍윤희(83)씨가 항고심에서도 재심결정을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최규홍)는 1950년 국군에서 탈영해 인민군에 입대한 혐의(국방경비법 위반)로 부산중앙계엄고등군법회의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고 5년 간 복역했던 홍씨의 1심 재심결정에 대한 검찰의 즉시항고를 기각했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홍씨가 제시한 문건은 1950년 9월 선고된 재심대상 판결 이후의 것임이 분명하고 형사소송법에 정한 재심사유인 무죄 등을 인정할 명백한 증거에 해당한다”며 “문건의 제목과 내용에 있는 내용 중 ‘홍(Hong)’ 또는 ‘한국군 후보생 홍(Hong)’은 홍씨를 지칭하는 점, 홍씨의 인민군 입대 및 탈출 경위 등과 이후 헌병수사관이 작성한 신문조서 등을 종합해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홍씨는 군 복무 중 낙오돼 1950년 7월 인민군에 입대했으나 ‘인민군 9월 총공격 지시’라는 정보를 접하고 같은 해 9월 탈출해 국군에 이를 알렸다. 하지만 군 당국은 홍씨에게 간첩 혐의를 적용했고, 홍씨는 복역 후 1973년 미국으로 이민 간 뒤 무죄를 입증할 증거를 찾던 중 미국 국방성 미군역사국 한국전쟁사 집필자인 로이 애플먼의 ‘홍의 정보(The Hong's Information)’를 확인해 법원에 제출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재심결정을 내렸고, 검찰은 “홍씨의 공소사실이 완전히 무죄일 가능성을 나타낼 만큼 문서가 명백한 증거로 보이지 않는다”며 즉시항고했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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