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새해 전국 동시 다발 군사 훈련을 실시했다. 베트남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의 전략적 요충지에서도 군사 훈련을 진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남중국해를 관할하는 남해함대를 비롯해 선양(瀋陽)군구와 난징(南京)군구, 지난(濟南)군구 등이 1, 2일 다양한 형태의 실전 훈련을 했다고 3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2일 새벽 4시30분 싼사(三沙)시 시사(西沙)군도(파라셀군도ㆍ베트남명 호앙사 군도) 천항다오(琛航島)에서 적의 출현을 가정한 남해함대 수경구(水警區) 천항다오 주둔 수비부대의 훈련이 실시됐다. 천항다오는 남중국해의 전략 요충지로, 중국과 베트남이 영유권 분쟁 중인 곳이다. 베트남은 앞서 1일 이 지역을 주권 범위 안에 포함시킨 신해양법을 발효시켰다. 이에 따라 중국의 훈련에는 베트남의 신해양법 발효를 무력화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은 이미 외교부 성명을 통해 베트남의 신해양법 발효가 무효라고 반박하고 국가해양국 소속 해양감시선을 보내 난사(南沙)군도 해역 등을 순찰한 바 있다.
해방군보는 또 2일 오전 8시 북한과의 국경 지역 등을 관할하는 선양(瀋陽)군구에서도 전비 태세 점검과 테러 진압 훈련이 실시됐다고 전했다. 이 훈련은 테러 세력에 붙잡힌 인질을 구해내는 내용으로 전개됐다. 같은 날 지난(濟南)군구에서는 공습에 대비한 인명 구조 훈련 등이 펼쳐졌다. 해방군보는 또 난징(南京)군구 사단이 1, 2일 항공 부대와 보병 부대의 야간 긴급 출동 훈련을 했다고 전했다.
해방군보가 새해 벽두의 군사 훈련을 공개한 것은 중국이 1~3일 신정 연휴 기간에도 군사적 대비를 하고 있다는 점을 선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하고 있는 일본, 베트남, 필리핀 등을 겨냥해 영토 문제에선 결코 양보할 수 없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무력 시위의 성격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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