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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도시철 2호선 기술평가위원 후보자 로비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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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도시철 2호선 기술평가위원 후보자 로비 의혹

입력
2013.01.03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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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가 발주한 96억여원 규모의 광주도시철도 2호선 기본설계용역 기술제안평가에서 1순위로 선정된 컨소시엄 측이 평가 전날 시청 사무실에서 공무원 평가위원 후보자들에게 기술제안서에 대해 미리 설명을 하는 등 사전 접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A컨소시엄 관계자는 3일 "광주시 공무원 기술평가위원 인력 풀에 참여했던 한 공무원이 평가 하루 전날인 지난해 12월 26일 B컨소시엄 측으로부터 기술제안서에 대한 사전 설명을 들었다는 제보를 해왔다"고 폭로했다. B컨소시엄은 구랍 27일 5개 컨소시엄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기술제안서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1순위로 선정됐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제보를 한 공무원으로부터 B컨소시엄 측 관계자들이 시청 사무실에 찾아와 평가위원 인력 풀인 기술직 공무원들을 불러 모아 놓고 자신들의 기술이 다른 업체들보다 뛰어나다는 내용으로 기술제안서 설명을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C컨소시엄 관계자도 "기술제안 평가를 며칠 앞두고 시청에 일이 있어 갔더니 B컨소시엄 측이 기술제안서를 들고 사무실을 찾아 다니며 기술직 공무원들에게 대놓고 기술 설명을 하더라"며 "경쟁사 관계자가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아 놀랐다"고 말했다. C컨소시엄 측은 "B컨소시엄의 1순위 선정은 기술력과는 상관없이 전직 기술직 공무원들을 동원해 평가위원 후보들을 상대로 벌인 로비의 승리라고 보면 된다"고 주장했다.

실제 당시 B컨소시엄의 기술제안 사전 설명은 최근 B컨소시엄 측이 영입한 광주시청 출신의 전직 기술직 공무원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사전 설명을 들은 평가위원 인력 풀 중 일부는 기술평가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B컨소시엄 측은 "평가위원 후보자들을 사전 접촉하거나 기술제안서를 미리 설명한 사실이 없다"며 "수중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말들이 많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기술제안 평가를 둘러싸고 참여 컨소시엄들의 로비 의혹이 터져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컨소시엄들은 저마다 공무원 평가위원 후보자 명단을 확보해 전직 기술직 공무원 등 인맥을 통한 사전 접촉을 하는 등 관리를 해왔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처럼 기술제안서 평가 과정에 각 업체들의 광범위한 로비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광주시의 로비 차단을 위한 안전장치가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는 구랍 20일 기술평가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입찰참여업체들로부터 '평가위원 후보자들을 상대로 사전 접촉과 부당한 청탁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청렴이행각서까지 받았지만 청렴이행각서 위반에 따른 감점 부여 등 운영 지침은 마련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무늬만 청렴이행각서를 만들어 놓고 기술력 평가의 투명성을 확보하겠다고 운운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시 관계자는 "청렴이행각서가 구속력이 없어 향후 발주부서와 함께 각서 위반에 따른 감점 규정을 만드는 등 업체간 기술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며 "이번 기본설계용역 입찰과 관련해서는 특정인이 개입하는 등 비위행위가 적발될 때에는 낙찰된 업체라도 탈락시키겠다"고 말했다.

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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