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네시 왈츠', '체인징 파트너스' 등 서정성 뛰어난 곡으로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던 미국 팝 가수 패티 페이지가 1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향년 85세.
AP통신 등에 따르면 페이지는 이날 캘리포니아주 엔시니타스의 요양원에서 사망했다.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페이지가 수년전 심장발작을 일으켜 이 곳에서 요양해 왔다는 점을 근거로 AFP통신은 심장질환을 사망 원인으로 추정했다.
오클라호마주 클레어모어에서 태어난 페이지는 46년 오클라호마주 털사로 순회공연을 왔던 색소폰 연주자 잭 라엘의 눈에 들어 가수로 데뷔했다. 페이지는 나중에 인터뷰에서 "나는 가수가 될 생각은 꿈에도 해보지 못한 오클라호마 풋내기였다"며 "그러나 내가 노래를 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은 다음부터 눈덩이가 굴러 내리듯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따스하고 부드러운 알토의 목소리를 가진 페이지는 50년 발표한 곡 '테네시 왈츠'를 통해 스타로 발돋움했다. 연인을 친구에게 보낸 애절한 가사를 담고 있는 이 노래는 1,000만장 이상의 싱글앨범 판매고를 올렸고, 65년에는 테네시주의 주가(州歌)로까지 채택됐다. 74년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노래로 선정될 만큼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노래가 됐다.
이후 페이지는 강아지가 나오는 광고 음악으로 자주 사용되는 '하우 머치 이즈 댓 도기 인 더 윈도'를 52년에 히트시켰고, 이듬해 발표한 '체인징 파트너스'도 큰 인기를 얻었다. 앨범 50만장 이상이 팔린 골드 레코드가 19개, 100만장 이상이 팔린 플래티넘 레코드가 14개에 달하고 데뷔 이후 1억장 이상의 누적 판매고를 올렸다. 미국 3대 방송인 NBC, CBS, abc 모두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프로그램을 진행한 역사상 최초의 가수였다. 한국 가수 패티 김이 페이지의 이름을 본따 예명을 정한 일화도 있다.
페이지는 최근까지도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미국과 캐나다에서 연간 50차례의 순회공연을 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했다. 그는 다음달 그래미상에서 평생공로상을 받을 예정이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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