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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 식도 등에 염증·궤양 유발… 자석·건전지는 특히 '요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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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 식도 등에 염증·궤양 유발… 자석·건전지는 특히 '요주의'

입력
2013.01.03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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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다른 일 보느라 아이에게서 눈을 뗀 순간, 뭔가가 아이 입으로 들어갔다면? 아이 키우는 집에서 누구나 한번쯤 겪는 일이다.

치아가 발달하기 시작하고 사물을 잡을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 생후 6개월에서 3세 사이의 아이들에게 이런 사고가 주로 난다. 삼킨 이물질의 종류나 크기, 걸린 위치 등에 따라 일단 두고 지켜보는 게 나을 수도, 곧바로 내시경이나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 뭘 삼켰을 때 뭘 주의해야 하는지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신명석 교수의 도움으로 알아본다.

동전, 하루 넘기지 말아야

아이들이 가장 많이 삼키는 물건 중 하나는 동전이다. 같은 크기의 동전이라도 어른이 삼키면 대부분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아도 위장관을 따라 내려가 대변으로 배출된다. 하지만 아이들은 식도가 작기 때문에 작은 동전도 걸리게 된다. 식도 아랫부분에 걸리면 3분의 2 정도는 자연 배출되지만, 윗부분에 걸리면 잘 내려가지 않는다.

동전 같은 이물을 삼킨 뒤에 아이가 숨이 막혀 하거나 구역질, 기침이 나올 수 있다. 간혹 피부에 푸른빛이 돌거나 가슴이 아프다는 경우도 있다. 이런 증상이 없다면 동전이 자연적으로 내려가는지 기다려봐도 된다. 하지만 동전이 걸린 채 24시간이 지나면 걸린 부위 조직에 압력이 계속 가해지면서 염증이나 궤양이 생길 우려가 있다. 이럴 땐 병원에서 내시경으로 빼내야 한다.

플라스틱, X선으로 안 보여

작은 레고 조각 같은 플라스틱 장난감도 쉽게 삼킬 수 있다. 문제는 플라스틱은 동전처럼 X선 영상으로 어디에 걸려있는지 확인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려면 조영 촬영이나 CT를 찍어야 한다. 날카롭지 않고 크기가 2.5㎝를 넘지 않으면 그냥 둬도 대부분 자연적으로 내려가지만, 그렇지 않으면 내시경으로 제거해야 한다.

집에 장난감이 많으면 뭐가 없어졌는지 확인하기 어려워 아이가 삼킨 걸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아이가 별다른 이유 없이 갑자기 음식을 거부하거나 밥을 잘 못 삼키거나 침을 많이 흘리거나 숨이 막혀 하는 등의 증상을 보이면 작은 장난감을 삼키지 않았는지 의심해야 한다.

뾰족한 물체, 조직 손상 우려

아이가 옷핀이나 유리조각 같은 날카로운 물체를 삼키면 최대한 빨리 치료해야 한다. 삼킨 게 의심될 때도 바로 내시경으로 실제 삼켰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천공이 생기는 등 조직이 손상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식도나 위, 십이지장 안에 날카로운 물체가 걸려 있으면 바로 내시경으로 제거할 수 있다. 소장으로 이동했다면 매일 연속적으로 X선을 찍어 내려가고 있는지 확인하고, 3일 동안 움직임이 없을 경우엔 수술로 빼낼 수밖에 없다.

닭고기나 돼지고기의 뼈, 생선 가시 등 뾰족한 모양의 음식물도 종종 걸린다. 대부분 일시적으로 걸려 있다가 소화되는 다른 음식물과 함께 내려가지만 간혹 조직에 꽂히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땐 그냥 두면 염증이나 궤양이 생기기 때문에 내시경으로 빼줘야 한다.

자석, 삼킨 개수 확인해야

장난감이나 생활용품 등에서 떨어져 나온 작은 자석도 위험하다. 특히 시간 차이를 두고 자력이 강한 자석을 두 개 이상 삼키면 내시경으로 최대한 빨리 제거해야 한다. 조직을 사이에 두고 자석끼리 끌어당겨 붙으면서 공간을 막거나 구멍을 뚫거나 감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소장까지 내려갔을 땐 6시간마다 X선을 찍어보고 움직임이 없으면 수술로 빼낸다. 자석 하나를 삼킨 경우엔 일단 자연적으로 내려가는지 경과부터 관찰하는 게 좋다.

디스크전지, 화상 위험까지

동그란 모양의 디스크전지도 최근 들어 삼킴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새 전지는 물론 방전된 전지라도 몸 속에 들어가면 전기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 특히 식도에 걸리면 삼킨 지 2~4시간 만에도 심각한 화상을 일으킬 수 있다. 궤양, 천공, 가슴이나 복부 통증, 구토, 호흡 곤란 등이 생기며 열이 나기도 한다. 전지가 클수록 합병증 가능성은 더 크다. 삼킨 즉시 신속하게 X선 촬영으로 위치를 확인한 다음 빨리 내시경으로 제거해야 한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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