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주의보가 발효된 2일 오전 인천시 서구 오류동 경인 아라뱃길 주 운수로. 선박 정기 검사와 겨울철 비수기인 탓에 유람선이 운항을 중단하거나 축소하면서 뱃길은 한산하기만 했다. 아라뱃길 경인항을 오가는 화물선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진 추운 날씨 탓에 관광객 발길도 거의 끊기다시피 했다.
서해와 한강 하류를 물길로 연결하는 경인 아라뱃길은 '물류'와 '관광ㆍ레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는 것을 목표로 지난해 5월 정식 개통했다. 총 사업비만 2조 2,458억원이 들어간 아라뱃길은 개통 7개월 만에 방문객 131만명을 끌어 모았지만, 유람선사가 적자에 시달리는 등 화물선 운항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배 없는 항구'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연안부두~아라뱃길 인천터미널~ 아라뱃길 김포터미널~여의도를 오가는 유람선과 여객선 이용객은 개통 시점부터 지난해 말까지 12만5,000여명으로 일 평균 600명 수준이지만 유람선사들은 대부분 적자를 호소하고 있다. 한 유람선사 관계자는 "한파가 일찍 온데다 불경기가 계속돼 2011년 시범 운항 때보다 지난해 이용객이 급격히 줄었다"며 "유람선이 한 번 운항할 때마다 수백만원의 적자를 보는 상황 속에서 홍보와 볼거리 창출도 문제지만 불편한 교통 문제부터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객뿐만 아니라 화물운송 등 물류 성적도 신통치 않기는 마찬가지이다. 개통부터 지난해 말까지 아라뱃길을 오간 정기ㆍ비정기 화물선은 겨우 29척에 불과했다. 운항 횟수도 217차례(화물 운송량 31만1,000톤)로 초라하기 짝이 없다.
아라뱃길이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 들면서 개통 2년 차인 올해에는 과연 물류와 관광ㆍ레저부문에서 당초 기대만큼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인천 서구 아라뱃길 인천터미널과 배후 물류단지, 주 운수로 등 일대의 법정동(洞)이 성장관리권역에 해당하는 오류동으로 정해지면서 주변 상황도 나아졌다.
오류동은 공업ㆍ유통ㆍ상업시설 조성이 제한되는 수도권정비계획법상 과밀억제권역에 속한 경서동에 비해 아라뱃길 물류단지의 활성화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해당 일대는 공유수면을 매립한 부지로, 지난해 9월 관할 자치단체가 서구로 지정됐을 뿐 법정동은 미정 상태였지만 지난달 31일 서구가 아라뱃길 관리·운영 주체인 한국수자원공사에 법정동으로 오류동을 확정해 통보했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아라뱃길의 물류와 관광ㆍ레저 기능 안정화까지는 아직 일정 기간이 필요하다"며 "올해 중 중국, 일본을 오가는 항로 개설과 선박 추가 투입 계획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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