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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사가지고 입학하는 중국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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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사가지고 입학하는 중국 학생들

입력
2013.01.0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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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둥(廣東)성의 일부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학생들은 책상과 의자를 직접 사 들고 입학을 해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개혁ㆍ개방 1번지인 광둥성은 시진핑(習近平) 중국공산당 총서기가 최근 첫 지방 시찰지로 방문한 곳으로, 중국에선 상대적으로 부유한 성(省)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다른 지역에선 이런 관행이 더 심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중국 남방농촌시보(南方農村時報)는 2일 광둥성 우촨(吳川) 촨시(川西)중학교 등 일부 학교가 학생들에게 입학할 때 책상과 의자를 각자 사 오도록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학교 앞의 문구점과 가구점 등에서 100위안(약 1만7,000원) 정도 하는 헌 책상과 의자를 구입하고 있다. 학생들은 또 책상과 의자가 도난될 것을 우려, 책상과 의자에 자신의 이름을 크게 적어 놓고 있다. 이 신문은 "이런 관행이 이미 오래 됐다"며 "책상과 의자를 사지 못한 학생들은 서서 수업을 들어야만 한다"고 전했다.

중국에서 책상과 의자도 없는 학교가 적지 않은 것은 교육계의 고질적 부패와 예산 부족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일부 학교에선 아예 개교할 때부터 책상과 의자가 없다는 게 교육계의 증언이다. 학부모들은 불만이 있어도 문제를 제기하면 자식들이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 아무 말도 못하는 실정이다. 특히 호구(戶口)가 다른 곳이지만 자녀를 해당 지역의 학교에 보내야만 하는 농민공은 이런 현실에도 자녀를 받아주는 학교에 오히려 감사해야 하는 형편이다.

학교의 열악한 사정과 달리 지방청사는 초호화로 건설되는 사례가 많아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산둥(山東)성 지난(濟南)시의 청사인 룽아오(龍奧)빌딩의 면적은 무려 37만㎡로, 공공건물 중 아시아에서 최대이고 세계에선 미 국방부 건물인 펜타곤에 이어 규모가 두번째다. 지하 1층, 지상 15층의 이 건물은 건축비만 40억위안(약 6,800억원)이 들었다. 한 네티즌은 "공무원들은 초호화판 청사에서 근무하는데 학생들은 아직도 책상과 의자가 없다는 건 부끄러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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