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2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민주화 공약에 대해 "(박 당선인이) 과거 줄푸세, 소위 신자유주의 노선을 내세웠을 때에 비하면 엄청나게 좌경화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 교수는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파든, 좌파든 국민들이 바라는 정책에 맞춰야 하고, 이게 민주주의의 좋은 점"이라며 "어떤 분야에서는 민주통합당보다 (새누리당이) 더 진보적인 정책을 내놓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장 교수는 "복지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성장도 안 되는 단계에 왔다"면서 "복지가 미비하니 국민이 불안해 하고 여러 안 좋은 현상이 나오기에 우리나라는 지금 복지를 늘려야 경제 성장이 잘 되는 그런 시기"라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경제민주화 어젠다를 채택했는데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박 당선인이 갖고 있던 시장주의적 사고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며 "시장에 무조건 맡기는 게 옳다는 생각을 하면 경제민주화를 할 수 없으며 사회적으로 필요하면 시장 논리도 견제되고 제어될 수 있어야 경제민주화가 이뤄진다"고 조언했다.
장 교수는 이어 "국제 경제 환경이 안 좋다는 핑계로 복지 공약을 지키지 말아야 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지적한 뒤 "그것보다는 자본시장 통제 강화나 부품소재 산업 개발을 통해 무역의존도를 낮추는 등의 방법을 모색하는 게 장기적으로 제일 좋다"고 강조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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