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전자랜드 정병국(29ㆍ185㎝)이 새로운 해결사로 떠올랐다.
정병국은 화려한 공격이나 폭발력을 갖추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결정적일 때 한 방을 해주는 능력은 일품이다. 올 시즌 경기당 평균 14분을 뛰면서 3점슛 0.96개를 넣는데 그쳤지만 3점슛 성공률은 43.1%(2위)로 정확했다.
정병국의 탁월한 슛 감각은 중앙대 시절부터 빛났다. 키는 비교적 작지만 점수를 올릴 줄 알았고, 수비가 떨어지면 과감히 슛을 던졌다. 정병국은 전자랜드 간판 슈터 문태종(38ㆍ198㎝)도 인정한 슈터였다. 문태종은 "비시즌에 연습 경기를 할 때 정병국의 슛이 좋다는 것을 충분히 느꼈다"며 "정병국이 터지면 팀도 잘 나갈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실제 정병국은 올 시즌 전자랜드의 보배로 자리매김했다. 전자랜드의 주요 공격 옵션은 문태종과 리카르도 포웰(30ㆍ197㎝)이지만 이들은 상대의 집중 견제를 받는다. 이 때 해결해줄 선수가 정병국이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원투 펀치가 막히면 국내 선수가 해결해줘야 하는데 이 역할을 정병국이 잘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병국은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제 몫을 한다. 포인트가드 이현민(30ㆍ178㎝)과 함께 앞선을 책임진다. 키는 다른 팀 가드들에 비해 작지만 압박 능력과 상대 패스 타이밍을 미리 읽고 차단하는데 능하다. 유 감독이 승부처 순간마다 정병국을 중용하는 이유다.
정병국은 어느덧 프로 5년차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묵묵히 자신의 위치에서 제 몫을 한다. 그는 "내 역할은 기회가 생기면 언제든지 자신감을 갖고 슛을 던지는 것"이라며 "이 점을 감독님도 항상 주문한다"고 말했다.
정병국은 200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2순위로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었다. 대학 시절 촉망 받는 슈터였지만 작은 키와 비슷한 포지션의 선수가 즐비했던 탓에 하위 지명으로 밀렸다. 그러나 실망감을 뒤로 하고 정병국은 오히려 자신의 존재 가치를 드높이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그 결과 문태종과 포웰의 뒤를 받치는 전자랜드 제 3공격 옵션으로 당당히 자리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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