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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고통 외면하는 순천농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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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고통 외면하는 순천농협

입력
2013.01.02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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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값 폭락과 한미FTA 발효로 농민 살림은 날로 팍팍해지는데 농협 임원들의 연봉은 대폭 인상돼 빈축을 사고 있다.

2일 전남 순천농협(조합장 이광하)에 따르면 조합장의 연봉을 지난해 5,600만원에서 올해 9,520만원으로 3,920만원 인상했다. 인상폭이 무려 70%에 이른다. 상임이사도 6,930만원에서 9,180만원으로 2,250만원을 인상했다.

두 임원의 연봉이 억대에 육박하게 대폭 인상한 데 반해 직원들의 봉급은 동결시켰다. 조합원의 내년 교육지원 사업비도 역대 최저 수준으로 축소됐다.

순천농협 임원들의 대폭적인 연봉 인상이 비난을 받는 것은 지난해 수익률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순천농협 측은 2011년에 80억원의 수익을 냈지만 2012년에는 전년대비 25% 감소된 60억원대의 수익이 날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지난해 순천농협이 시행한 경제사업 가운데 양파와 감자 부분이 임원들의 판단 잘못으로 인한 11억5,300만원의 손해를 봤다.

이에 대해 순천농협 관계자는 "그 동안 조합장이나 상임이사가 하는 일에 비해 임금이 너무 낮게 책정됐었다"며 "물가 상승과 타 지역 조합장과 연봉 수준을 맞추기 위해 부득이 인상을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농민의 시선은 싸늘하다. 순천농협 한 조합원은 "농협의 주인인 농민은 생활고가 커지는데도 조합장과 상임이사는 고액연봉을 챙기는 '임원들만 배부르게 하는 농협'의 작태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 조합원은 "국회의 농협 국정감사에서 임직원 고액 연봉과 부실 투자 등 방만한 경영이 항상 문제로 지적됐다"며 "정부의 철저한 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순천농협 측은 "기존의 연봉으로 돌리기 위해 총회를 따로 개최하는 것은 힘들다"며 "다만 조합장과 상임이사의 인상된 연봉만큼 공익을 위해 쓰겠다"고 밝혔다.

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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