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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땅 밟고 눈물 흘리는 고려인 보면 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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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땅 밟고 눈물 흘리는 고려인 보면 찡해요"

입력
2013.01.02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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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세계한민족축전에 참가하기 위해 처음 방한한 고려인과 지난달 한ㆍ중앙아시아교류진흥회(프렌드아시아)의 초청으로 한국 땅을 밟은 고려인 곁에는 '고려인 자원봉사자' 한명이 있었다. 한국어와 러시아어를 모두 유창하게 구사하는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3세 박마리나(25)씨다. 연세대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그는 "한국에 와서 나도 도움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한국을 찾은 고려인에게도 최대한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고등학생이던 2006년 재외동포재단의 초청으로 처음 한국에 온 박씨는 그때까지만 해도 여느 또래 고려인처럼 한국말을 거의 하지 못했다. 당시 1주일간 한국 친구들과 몸짓을 동원해 힘겹게 의사소통해야 했던 경험 때문에 우즈베키스탄에 돌아가서 곧장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한국어를 배울 필요성을 못 느꼈고 한국에 언젠가 갈 것이라는 생각도 안 했지요. 그렇지만 한국을 방문한 이후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이후 니자미 사범대 한국어문학과에 진학해 한국어를 공부하다가 2009년 정부 초청 장학생으로 한국에 오게 됐다. 원래 계획은 한국어 공부를 좀 더 하려는 것이었지만 계획을 바꿔 경영학을 전공하기로 했다. 공부할 시간을 쪼개 통역 봉사에도 열심이다.

"고려인 초청 행사에서 러시아어 통역이 필요하다고 하면 무조건 달려갑니다. 얼마 전 고려인 1세대 모국 방문은 일주일 일정이라 수업을 통째로 빠져야 했지만 연세 많으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라 꼭 도와드리고 싶었어요."

우즈베키스탄에서 나고 자라 한국에 대한 애틋한 마음도 크지 않지만 생전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고려인 1세대를 보면 가슴이 찡해진다. "저는 슬프다거나 가슴 아프다는 생각은 거의 못했거든요. 그런데 1세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독립기념관을 방문해서 많이 우시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박씨는 우리 국민이 고려인에게 조금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국 사람들이 재중동포는 잘 알아도 고려인은 잘 모르잖아요. 다 같은 민족이니까 더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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