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국방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국방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입력
2013.01.02 12:00
0 0

지난해 12월12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관진 국방장관은 "북한은 오래 전부터 핵실험 준비를 해왔으며 대부분의 준비는 완료된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정치적 결단만 내리면 단기간 내에 3차 핵실험을 시행할 수 있다"고 진술하였다. 그날 발간된 2012국방백서는 북한이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명시하였다.

북한은 30~40Kg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2차에 걸친 핵실험을 감행하였기 때문에 이미 5개 정도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런데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이어 3차 핵실험까지 감행한다면 플루토늄탄에 이어 우라늄탄 까지도 보유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은하3호 잔해 분석 결과, 이 로켓은 500~600kg의 탄두를 1만km이상 날려 보낼 수 있는 장사정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북한이 대륙간 탄도탄을 대기권으로 재진입 시킬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아 핵탄두를 탑재한 대륙간 탄도탄을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아직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만약 북한이 핵탄두를 남쪽으로 날려 보내려고 작정한다면 그들은 이미 다양한 수단을 확보하고 있다. IL-28 폭격기와 일부 전투기로도 투발이 가능할 것이고 사거리 300km에서 3,000km에 달하는 다양한 형태의 미사일들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6ㆍ25전쟁 당시 전차를 앞세운 북한군의 전면 기습 남침으로 불과 사흘 만에 서울이 점령당하고 국군의 주력이 붕괴되어 국가존망의 위기에 처했던 뼈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 그래서 우리군은 정전 60주년을 맞이하는 지금까지도 북한의 전면 남침에 대비한 한미연합작전계획을 발전시켜 왔다.지상군은 한국군 중심으로, 해ㆍ공군은 미군 지원 하에 작전을 수행한다는 개념 아래 전차, 자주포, 장갑차, 헬기 등 북한 지상군의 전면 남침을 저지하기 위한 전력 증강에 집중적으로 국방 예산을 투입해 왔다.

그러나 북한의 대남 군사전략은 이미 바뀌었다고 보아야 한다. 지난 수 년간 북한군은 지상전투장비, 전투함, 전투기 등 재래식 군사력을 추가 확보하기 보다는 핵과 미사일 개발 및 시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사실만 보아도 북한군의 전략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장사정포, 특수전 부대, 각종 미사일 등 다양한 형태의 비대칭전력으로 도발을 감행하고 핵무기라는 막강한 힘을 배경으로 우리의 군사적 대응 의지를 무력화 시키려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시급한 일은 북한이 핵무기를 소형화하여 미사일에 탑재하고 실전 배치하는 것을 사전에 저지하는 것이다. 다양한 형태의 대화와 국제공조를 통해 북한이 실질적인 핵보유국이 되는 것을 저지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겠지만 지금까지의 경과로 볼 때 외교적 노력만으로 북한의 핵무장을 저지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아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각종 대화와 병행하여 북한의 핵무장을 물리적으로 저지할 수 있는 군사적 능력을 갖추어 나가야한다. 군사적 대응을 위해서는 한미 공조 체제를 더욱 강화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우리군 단독으로 필요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실질적인 억제가 가능할 것이다.

이제 우리의 국방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꿔야할 때이다. 지상군 전력을 우선적으로 강화하여 적 지상군의 전면 남침에 대비하는 정책에서 핵, 미사일 등 비대칭전력을 감시하고 무력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여 새로운 형태의 도발에 대비하는 정책으로 바꿔야한다. 적의 핵 개발 상황과 미사일 배치 및 이동 등의 상황을 소상히 파악할 수 있는 정보 능력을 갖추고 필요하면 언제라도 적지에 침투하여 적의 핵심 무기들을 도발 이전에 무력화 시킬 수 있는 전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며 최악의 경우 발사된 미사일을 요격 격파할 수 있는 적극적 방어능력도 함께 갖추어 나가야 한다.

이한호 전 공군참모총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