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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의 허리가 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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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의 허리가 끊어졌다

입력
2013.01.02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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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과 중소기업 중간 규모인 '중견기업'은 보통 '산업의 허리'로 비유된다. 그런데 전체 기업에서 이 같은 중견기업의 비중이 우리나라가 세계 최저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도 부자와 서민의 양극화 속에 중산층이 붕괴한 것처럼, 기업 역시 허리가 끊어지고 있는 셈이다.

2일 코트라 분석에 따르면 2010년 기준으로 총 312만5,457개의 국내 기업 가운데 중견기업은 고작 1,291개로, 전체 기업의 0.0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이 312만2,332개로 절대 다수였고, 대기업은 3,125개였다.

이에 비해 대부분 선진국들은 중견기업 비중이 많게는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독일은 전체 360만개 기업 가운데 44만개(11.8%)가 중견기업 범주에 속하며 스웨덴은 중견기업 비중이 13%나 됐다. 이어 스위스(2%), 네덜란드(1.2%), 영국(0.7%) 등 유럽 국가 대부분이 나라마다 편차는 있지만 모두 우리나라보다 중견기업 비중이 높았다.

아시아 국가들도 중견기업 비중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았다. 중국이 전체 1,000만개 기업 가운데 45만개(4.4%)가 중견기업이며 일본은 180만개 기업 중 6만6,000개(3.7%)가 중견기업이었다. 대만도 중견기업 비중이 2.2%로 우리나라보다는 크게 높았다. 전체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산업의 허리가 약한 셈이다.

일자리 창출능력에서도 격차가 컸다. 독일은 전체 고용의 46%가 중견기업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중견기업 고용인원은 7.6%에 그쳤다.

코트라 정보기획실 문진욱 과장은 "독일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로존 재정위기에서도 그나마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었던 데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중견기업이 산업계를 튼튼히 떠받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고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클 수 있는 '선순환의 사다리'가 무너짐으로써, 경제구조가 점점 더 취약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서 중견기업이 유독 취약한 이유를 ▦대기업들의 독과점적 지배력과 ▦중소기업의 중견기업화에 대한 인센티브 부족으로 꼽고 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중견기업을 키우지 않고서는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없는 만큼 중견기업 저변 확대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중견기업이란

중소기업기본법상 3년 평균 매출이 1,500억원 이상이지만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군에는 속하지 않는 회사를 말한다. 1,500억원 미만은 중소기업으로 분류되고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군에 속하면 대기업으로 간주된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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