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녀의 대다수가 물질을 하기 전에 진통제와 같은 약물을 복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질환은 근육·관절통, 두통·어지러움 순이었다.
이같은 사실은 제주도해녀박물관이 지난해 6∼7월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해녀 112명을 대상으로 물질하는 날 탈의장에서 실시한 면접 조사 결과 밝혀졌다.
조사 결과 해녀들은 해산물을 채취하는 물질을 하기 전에 진통제 등 약을 먹느냐는 질문에 85.7%(96명)이 '그렇다'고 답했다. '먹지 않는다'는 14.3%(16명)뿐이었다.
이들이 현재 앓는 질환은 근육·관절통(40.4%)이 가장 많고 다음은 두통·어지러움(25%), 심장질환(13.2%), 호흡곤란·폐질환(5.1%) 등의 순이었다.
이런 질환 등으로 전체 해녀의 44.1%가 매월 5차례 이상 병원을 다니고 10차례 이상 방문하는 해녀도 24.3%나 됐다.
해녀들이 한달 평균 물질하는 일수는 10일 이상이 69.6%로 다수를 차지했다. 한 번에 물질하는 시간은 4시간 이상 49%, 3∼4시간 40.2% 등이었다.
연간 물질 수입은 1,000만원 이상 26.8%, 800만∼900만원 4.5%, 600만∼700만원 16.9%, 500만원 이하 51.8%로 과반이 500만원 이하였다.
이들은 물질 이외에도 주로 농사(78%)나 삯일(18%)을 했으며 전체 해녀의 49%가 물질보다는 농사일 등이 수입이 많다고 응답했다. 물질보다 다른 일이 쉽다(54.4%)고 응답했다.
'해녀가 자랑스럽다'는 응답이 62.5%를 차지했지만, 자신의 딸이 해녀가 되는 것에 대해선 71.8%가 반대했다. 반대하는 이유로는 힘들어서(77.9%)나 사회적 편견(7.8%)을 들었다.
조사에 응한 해녀의 나이 분포는 50대 21명, 60대 40명, 70대 39명, 80대 10명이다. 2명은 나이를 밝히지 않았다.
강권용 제주도해녀박물관 학예연구사는 "해녀들이 가진 여러 질병이 물질 때문에 생긴 것인지 아니면 농사일이나 노령화 때문인지 정확히 밝히기 위해서는 의학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말 현재 제주 해녀는 여성 4,876명, 남성(일명 해남) 5명 등 모두 4,881명이다. 해녀 수는 2006년 5,406명, 2009년 5,095명, 2010년 4,995명으로 해마다 줄고 있다.
정재환기자 jung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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