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V리그를 호령했던 현대캐피탈의 '최강 방패'가 이제 선두 추격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새해벽두 라이벌전에서 삼성화재에 0-3으로 맥없이 무너졌다. 이로 인해 선두 삼성화재(승점35)와 격차가 8점까지 벌어졌다. 선두를 추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절망으로 바뀌고 말았다. 무엇보다 '거미손 군단'의 장점을 살리지 못한 게 아쉬웠다. 하종화 현대캐피탈 감독이 "우리 센터들이 상대 공격수를 잘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 휴식기에 이 부분을 철저하게 가다듬어야 한다"고 털어놓을 정도였다. 현대캐피탈은 삼성화재전에서 블로킹이 5개에 머물렀다.
국가대표 센터인 이선규(32)와 윤봉우(31)가 버티고 있는 현대캐피탈은 2005년 프로 원년부터 블로킹 팀 순위 1, 2위를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2일 현재 4위로 처져있다. 세트 평균 2.6개의 블로킹으로 러시앤캐시, LIG손해보험, 대한항공에 뒤처지고 있다. 이선규와 윤봉우의 개인 블로킹 기록을 보면 현대캐피탈 방패의 노쇠화를 확인할 수 있다. 블로킹 부문에서 세트당 0.614개의 윤봉우가 7위, 0.576개의 이선규가 8위에 머물러 있다. 명성을 고려한다면 부진한 성적표가 아닐 수 없다. 높이는 높지만 스피드가 떨어지는 터라 좀처럼 예전의 위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철벽 블로킹이 살아나지 않는다면 현대캐피탈의 선두 추격은 힘들어질 전망이다. 문성민과 가스파리니의 좌우 쌍포가 건재하지만 센터진이 힘을 내지 못한다면 분명 한계가 있다. 하종화 감독은 "블로킹 개수보다 유효 블로킹도 떨어지는 게 문제다. 유효 블로킹이 되지 않는다면 상대 공격을 막아내기가 더욱 힘들다"고 말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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