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가 미국의 주요 무기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중국의 군비 증강과 북한의 로켓 실험 등으로 한국, 일본 등 미국의 우방들이 국방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는데 이런 움직임이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정책과 맞아떨어지면서 미국 무기의 아시아 판매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이 태평양사령부 관할 지역 국가들과 맺은 무기 판매 계약은 137억달러(약 14조6,000억원)로 전년보다 5.4% 늘었다. 미국 국방부 등이 구체적 전망치를 내놓지 않고 있지만 아시아 무기 수출이 올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록히드마틴, 보잉, 노스럽그루먼 등 방위산업체가 속한 미국항공우주산업협회(AIA)는 지난달 발표한 연례 평가ㆍ전망보고서에서 "아시아 지역 무기 판매가 유럽에서 줄어드는 양을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라며 "앞으로 최소 몇 년간은 미국 무기에 대한 수요가 충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에 무기 판매를 늘리는 것은 미국의 전략적 이해 관계에도 부합한다. 미국은 중국의 부상에 맞서 아시아로 외교의 중심축을 옮기고 있지만 국방비는 줄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값비싼 첨단 무기를 아시아 우방국에 팔면 동맹을 굳히고 아시아 지역의 방위를 강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방위산업체의 수요도 유지할 수 있다. 프레드 다우니 AIA 부회장은 "미국의 아시아 전환 정책은 우리(방산업체)에게 우방의 무장을 도울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한국과 일본의 선거에서 미국과 동맹을 중시하는 보수세력이 승리한 것도 미국의 무기 수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망했다. 컨설팅업체인 바우어그룹아시아의 루퍼트 하먼드 체임버스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의 영향으로 동남아 국가들의 국방비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무기의 아시아 유입 흐름의 대표적 예로 지난달 미국 국방부가 고고도(高高度)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4대를 한국에 판매하겠다는 의향을 의회에 통보한 것을 꼽았다. 통신은 이 같은 움직임이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 실험 성공 직후 나온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글로벌호크의 아시아 판매 추진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또 일본은 북한의 로켓 발사 직전 4억2,100만달러를 들여 이지스함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 강화 방침을 발표했다.
미국의 무기 판매 목록 중 가격에서 가장 윗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F-35 전투기다. 일본은 50억달러를 들여 F-4 기종을 F-35로 대체하기로 했고 싱가포르도 도입을 고려 중이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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