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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타일은 메시보다 실바의 킬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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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타일은 메시보다 실바의 킬패스"

입력
2013.01.02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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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한 한국 축구의 차세대 스타인 문창진(20ㆍ포항 스틸러스)은 어렸을 때부터 '큰 물'에서 놀아서인지 당찼다. 초ㆍ중 시절 독일로 축구유학을 다녀온 문창진의 시선으로는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보다 다비드 실바(맨체스터 시티)가 더 멋지다고 생각한다. 지난 29일 만난 그는 롤모델인 실바처럼 '킬패스' 능력을 키워 6~7월 터키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청소년(20세 이하) 월드컵에서의 '대형사고'를 약속했다. 20세 이하 대표팀의 에이스 문창진은 역시 포부도 남달랐다.

박주영, 손흥민 보다 제2의 황진성

지난 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19세 이하 아시아청소년선수권이 끝나자 축구팬은 환호했다. 한국은 8년 만에 아시아 정상을 차지했고, 문창진은 4경기 연속골을 넣으며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이라크와 결승전에서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린 문창진을 두고 이색적인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제2의 박주영 탄생이다', '아니 손흥민과 황진성에 가깝다'라는 평가가 대립한 것. 문창진은 의외의 답변을 내놓았다. "'제2의 황진성'이라는 평가가 가장 듣기 좋다. 연결해주는 플레이를 선호하기 때문에 황진성을 더 높게 평가한다." 공간을 침투하는 유형인 박주영과는 스타일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밤마다 U-20 월드컵 4강 꿈

문창진은 아시아선수권 8강 이란과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으며 한국의 청소년 월드컵 티켓 확보에 기여했다. 그는 "가장 짜릿했던 건 결승전에서의 동점골이지만 강력한 우승 후보인 이란을 상대로 선제골을 넣은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선제골이 빨리 터져서 마음 편히 경기를 했고, 1차 목표도 이룰 수 있었다"고 뿌듯해했다.

이제 월드컵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문창진은 "잠잘 때마다 매일 본선을 생각한다. 성적에 대한 부담감도 있지만 기대감이 더 크다. 일단 개인적인 목표를 4강으로 잡았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청소년 대표팀은 7일 제주에서 소집돼 월드컵 준비에 돌입한다. 하지만 문창진은 대표팀보다 소속팀 전지훈련을 따라가고 싶다고. "아직 어디로 전훈을 갈지 모르지만 포항에서 훈련하고 싶다. 팀에서 자리잡는다면 자연스럽게 대표팀에서도 활약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잔뜩 들어갔던 어깨의 힘도 뺐다. 지난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아직까지 가야 할 길이 멀기 때문이다. 그는 "황선홍, 최문식 감독님이 아시아선수권이 끝난 뒤 '선수는 하나의 목표만 바라보는 게 아니다. 분위기는 즐기되 들떠 있지 말고 또 다른 목표를 향해 가야 한다'고 말씀해주셨다"며 "조언 덕분에 마음이 차분해졌고,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었다"라고 털어놓았다.

막대기발 경계령

청소년 대표팀의 대들보지만 K리그에선 여전히 무명에 가깝다. 문창진은 지난해 데뷔해 5경기(FA컵 1경기 포함)를 뛰었고, 공격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다. 포항에는 쟁쟁한 선배들이 버티고 있는 터라 주전 확보에도 어려움이 뒤따른다. 문창진은 "올 시즌은 많은 경기에 출전하고 싶다. 공격포인트 8개를 목표로 세웠다"며 "2011년 챌린지 리그에서도 공격포인트 8개를 목표로 했는데 대회 최우수선수가 됐다. 8이 '행운의 숫자'인 것 같다"고 고백했다.

신장은 작지만 시야가 넓고 볼 컨트롤 능력이 빼어나다는 게 문창진의 장점. 단점도 아시아선수권을 통해 극복됐다. 그는 "원래 골 결정력이 약점이었는데 대회를 통해 극복한 것 같다"며 "예전에는 왼발 스페셜리스트로 코너킥과 프리킥을 전담했다. 발목이 좋아진 만큼 다시 날카로운 킥으로 승부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오른발은 막대기발'이라는 놀림도 있었다. 그는 "형들이 훈련할 때 왼발만 사용해서 오른발을 '막대기발'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제 골키퍼들이 오른발 슈팅을 정말 막기 힘들다고 말한다. 방심하다가 실점을 하는 셈이다. 중요한 순간에는 멋진 오른발 슈팅이 나온다"며 자신 있게 말했다.

'나에게 쓰는 편지'로 인터뷰를 마쳤다. "창진아, 2012년 한 해 동안 정말 좋은 일이 많았는데 마지막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하자. 새해에는 K리그에서 지난해에 보이지 못한 멋진 모습을 보여주며 팬들에게 다가가자. 청소년 월드컵으로 인해 들떠있지 말고 다시 새롭게 준비하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어. 다치지 말고 항상 즐겁게 하고 노력하는 모습 보여주길 바래. 파이팅!"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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