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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개입의지 불구 환율 하락 "연평균 1050원" 예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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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개입의지 불구 환율 하락 "연평균 1050원" 예상도

입력
2013.01.02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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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재정절벽(대규모 재정긴축에 따른 성장률 급락) 협상 타결이 우리 환율 급락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한달 가까이 지켜낸 원ㆍ달러 환율 1,070원선이 일거에 무너진 것도 모자라 1,060원 붕괴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외환당국이 개입 의지를 드러냈지만 하락세를 거스를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

2일 원ㆍ달러 환율은 4.6원 내린 1,066원에 장을 시작했다. 전날 미 상원이 재정절벽 협상 최종마감 시한을 앞두고 극적으로 합의안을 도출한 터라 어느 정도 예상한 수치였다. 그러나 하락 속도가 문제였다.

일부 전문가는 극적 합의라는 표현에 과잉 반응한 환율이 오후 들어 반등하리라고 예상했지만 미 하원의 합의안 가결 소식이 더해지면서 오히려 하락폭을 키웠다. 외환당국의 미세 조정도 먹히지 않았다. 결국 환율은 1,063.5원에 마쳤다. 한 외환 딜러는 "당국의 소폭 개입으로 0.4~0.5원 정도 반등했으나 그간(연말) 눈치를 보던 시장 참가자들이 하락에 배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환율이 더 내려가리라는 데 이견이 없다. LG경제연구원은 상반기 1,060원, 하반기 1,040원으로 연평균 1,050원을, 현대경제연구원은 연평균 1,060원을 점쳤다. 삼성증권은 연말에 1,050원,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1,035원까지 밀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연평균 1,080원을 예상했던 금융연구원은 환율 하락세가 심상치 않자 1,050원대로 수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도 환율의 추가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 이날 한은이 공개한 지난해 12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 금통위원은 "원화절상(환율 하락) 추이가 앞으로 과도한 수준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우려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부문장은 "미국이 정리가 되고 유럽도 차츰 안정화 국면이라 환율 하락은 예정된 흐름"이라며 "우리나라 경상수지를 감안하면 환율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신동성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환율 하락세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지만 앞으로 세계경제에서 미국 주도의 성장이 나타나면 달러화 가치의 중장기적인 회복이 예상돼 2005~2007년의 원화 고평가 국면까진 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구두 및 미시 개입에 그쳤던 외환당국은 추가 실행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외국인 자금이 급속히 유입돼 환율이 하락 압력을 받으면 선물환 한도를 줄이고, 시중은행이 달러를 많이 보유할수록 부담이 커지게 외화건전성 부담금 요율을 올리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아직 미지근하다. "최소한 1,050원까지는 참가자들이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토빈세나 환전 제한 등의 강력한 조치가 검토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최근 국제 금융계엔 '극단적 상황에서는 외환시장에 대한 정부의 직접 개입도 가능하다'는 공감대도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1997년 외환위기처럼 시스템 위기로 번질 조짐을 가정한 시나리오여서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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