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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 당선자들에게

입력
2013.01.0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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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 당선작들이 각 일간지 1월 1일자 신문을 통해 발표되었다. 일단 작가 혹은 시인의 작위를 선사 받은 당선자들에게 문학 동네의 공기를 미리 마시고 있는 선배 입장에서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새해 첫 아침에 자신의 자취방 책상 위에서 혹은, 3,500원짜리 오늘의 커피를 시켜놓고 종업원의 눈치를 보며 하루 종일 죽쳤던 카페에서 누가 볼 새라 한 자 한 자 써 내려간 작품이, 신문 전면에 발표되는 것은 사실 그간 그가 겪거나 견뎌온 글쓰기의 고통과 고독에 대한 매우 극적이고 타당한 보상이 아닐 수 없다. 그 감격을 그들은 충분히 누릴 자격이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감격만으로 살 수는 없는 법. 이제 발을 디딘 문단은 정글과도 같다. 냉정한 고수들이 즐비하다. 한 해에 쏟아지는 신예 작가 중 책을 한 권이라도 내는 작가는 열에 한둘이다. 단언하건대, 얼마나 빨리 등단이라는 자기 도취에서 벗어나느냐 하는 것이 작가로서 그가 향후 생존할 수 있는 관건이 된다.

자기도취에서 깨는 것, 그것은 자기 부정에 가까운 것이어야 한다. 자기 긍정과 도취에 머무는 자는 더 이상 앞으로 나갈 개연성을 가질 수 없다. 그는 탄생과 함께 추락을 선고 받는다. 글쓰기의 본질은 궁극적으로 '항상 지금 여기'를 부정하는 정신의 불가피한 행위다. 만족하고 수긍하는 순간 문학의 정신은 온데간데 없이 소멸하기 때문이다.

김도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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