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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안전 책임집니다" 첫 새벽 정신 바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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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안전 책임집니다" 첫 새벽 정신 바짝

입력
2013.01.0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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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계사년(癸巳年) 새해 첫날 새벽을 여는 사람들을 만났다. 누구보다 일찍, 부지런하면서도 묵묵히 자신의 책임완수만을 위해 몰입하는 이들이 있기에 올해도 우리는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새해를 맞는 제야의 종소리가 채 끝나지도 않은 1일 0시 8초. 서울 내자동 서울경찰청 5층에 위치한 112 종합상황실 전화벨이 울렸다. 한 여성이 "전화기를 택시에 두고 내렸는데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는다"며 휴대전화 분실 신고를 했다. 고원호(36) 경사는 즉시 "휴대폰 위치추적 서비스를 이용해 사건을 처리하라"며 관할지구대에 출동 지령을 내렸다. 서울경찰청 112종합상황실에 접수된 뱀띠 해 첫 사건이었다.

서울시 모든 112 신고 전화가 가장 먼저 접수되는 112 종합상황실의 새해 첫날 새벽은 눈 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서울 시내 지도, 접수 상황, 긴급 사건 리스트, 사건 처리 현황 등이 빽빽하게 적힌 가로 3m, 세로 4m 대형 스크린은 시시각각으로 업데이트 됐고, 전화벨은 끝없이 울려댔다. 박정원 운영 4팀장(경정)이 갑자기 목소리를 높였다. "콜이 많이 밀리고 있다. 새해 첫 날이고 눈도 많이 내리는데다 날씨가 추워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다"며 팀원들의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서울경찰청 112 종합상황실에 접수되는 사건들은 주로 폭력과 행패, 소란 등으로 겨울철엔 하루 1만5,000건의 신고 전화가 걸려온다.

상황실 직원들이 바라는 새해 소망은 단 한가지였다. 경찰관에게 시비를 걸기 위한 전화나 허위신고, 장난전화가 좀 줄어드는 것. 박 팀장은 "허위 신고 때문에 경찰이 정작 필요한 곳에 출동하지 못할 때가 많다"며 "새해에는 보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기대해 본다"고 당부했다.

이날 새벽 4시30분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군자지하철차량기지. 새해 첫날 2호선 성수역에서 출발할 첫 열차를 운행하는 기관사 장용호(39)씨는 자신이 운행할 열량 짜리 지하철 2026호 열차 바퀴들을 점검했다. 전날 저녁 근무를 마치고 군자차량기지에서 잠을 잔 장씨는 새해 첫 열차 운행을 배당 받고 설렘과 부담감을 동시에 느꼈다고 했다."첫차를 운행할 때마다 시민들의 하루를 안전하게 책임져야 한다는 의무감이 들어요. 더구나 새해 첫 열차를 운행하는 만큼 올 한 해 지하철의 안전운전을 책임진다는 각오로 정신 바짝 차려야죠." 새벽 5시30분 성수역에서 새해 첫 승객 30여명을 태운 장씨는 건대입구역을 향해 열차를 운행했다. 장씨는 성수역부터 잠실나루역까지 이어지는 지상구간에 다다르자 직접 수동으로 열차 속도를 조정했다. 그는 "새벽부터 눈이 많이 내려 평소 최고속도가 70㎞정도인데 오늘은 그보다 10㎞쯤 속도를 줄여 운행해야 안전하게 승객들을 모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해 첫 열차였지만 장씨가 운행하는 열차에는 매 역마다 탑승하는 시민들이 30~50여명 에 달했다. 장씨는"새해 첫날은 물론 휴일에도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을 지날 때면 이른 시간부터 장사를 하기 위해 출근하는 중ㆍ장년층 승객들이 많다"며 "휴일에 쉬지 못해 불만이 생기려다가도 새벽 일찍 일터로 향하는 분들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는다"고 말했다.약 90분간의 새해 첫 열차 운행을 무사히 마친 장씨는 "매일 하루 10시간씩 교대로 근무를 하다보니 명절에 가족들과 보내지 못하지만 기관사 일을 자랑스럽게 생각해 주는 가족이 있어 힘이 난다"며 "가족들과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올해도 무사고 안전운행을 책임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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