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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감사 절반이 '정·관계 낙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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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감사 절반이 '정·관계 낙하산'

입력
2013.01.0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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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산하 공공기관 감사의 절반이 '낙하산 인사'로 나타났다. 감사가 선거공신들의 보은 인사, 퇴직 공무원의 회전문 인사용 자리로 전락하면서 본래 역할인 경영진 견제 감시 기능이 유명무실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와 각 부처에 따르면 정부 산하 공공기관 240곳에 재직 중인 감사 250명 가운데 118명(44.7%)이 정치권과 상급 부처 공무원 출신으로 밝혀졌다. 이들 중 정치권 출신은 모두 59명. 지난 5년간 청와대 비서관 행정관을 지낸 감사가 15명, 정당 활동 경력이 있는 인사가 44명이다.

정치권 낙하산 인사는 산하 공공기관이 많은 국토해양부와 지식경제부에 집중됐다. 지경부 산하 기관 감사 60명 중 21명, 국토부 산하 기관 감사 30명 가운데 11명이 정치권에서 왔다. 일례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유현국 감사는 청와대 정보분석비서관, 한국전력기술 김장수 감사는 청와대 정무1비서관실 행정관 출신이다.

정부 부처 공무원이 산하 기관 감사로 내려간 경우도 39건에 달했다. 가령 기획재정부 산하 기관인 한국투자공사 감사는 재정부 재정정책심의관을 지낸 강형욱씨가 맡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인재정책실장 출신 박종용 씨 역시 교과부 산하 기초과학연구원 감사로 있다. 전공업무와 상관없는 공공기관 감사를 맡은 공무원도 20명으로 조사됐다.

감사직에 낙하산 인사가 많은 것은 임명직이라 선임 과정에서 정치권과 상급 기관의 입김이 비교적 쉽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2인자'로서 막강한 권한을 갖고, 대부분 억대 연봉을 받는다는 점도 낙하산 인사가 감사직에 몰리는 요인 중 하나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전문성이 떨어지는 낙하산 인사를 감사직에 앉히면 제대로 된 견제와 감시를 할 수 없다"며 "감사 선임에도 엄격한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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