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NH농협 2012~13 V리그 3라운드 맞대결을 앞둔 대전 충무체육관. 경기 전 몸을 풀고 있는 삼성화재 선수들 사이에서 빛이 났다. 베테랑 리베로 여오현(35)과 센터 고희진(33)이 삭발을 하고 나타난 것이다. 둘은 3라운드에서 팀이 러시앤캐시, LIG손해보험에 0-3으로 완패를 당하면서 위기에 빠지자 머리를 밀고 등장했다. '원조 민머리'인 레오가 두 선수를 위한 미용사 역할을 했다.
고참 선수들이 삭발 투혼을 보인 삼성화재가 라이벌 현대캐피탈을 완파했다.
삼성화재는 44점을 합작한 레오(26점)와 박철우(18점)의 활약을 앞세워 현대캐피탈을 세트 스코어 3-0(25-15 25-21 25-20)으로 가볍게 제압했다. 선두 삼성화재(12승3패ㆍ승점 35)는 2위 현대캐피탈(9승6패ㆍ승점 27)과의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둬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최악의 졸전 끝에 첫 연패에 빠졌다.
승리의 원동력은 박철우와 두 베테랑의 힘이었다. 최근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박철우는 백어택 5개와 블로킹, 서브에이스 2개씩을 곁들이면서 18점을 올렸다. 공격 성공률은 56%에 달했다. 삼성화재는 박철우가 살아나면서 레오에만 의존했던 '몰빵배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베테랑들의 삭발도 한 몫 했다. 고참들이 삭발을 통해 흐트러진 팀 분위기를 다잡았고, 나머지 선수들도 승리를 위해 집중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삼성화재는 큰 위기 없이 세 세트를 모두 따냈다. 삼성화재는 1세트에서 현대캐피탈의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는 틈을 타 순식간에 4-0으로 앞서나가면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2세트 4-4에선 박철우의 연속 서브 에이스와 상대의 범실을 묶어 8-4로 점수 차를 벌리면서 여유 있게 이겼다.
삼성화재는 3세트에서 상대 에이스인 문성민(15점)과 가스파리니(14점)의 공격에 밀려 6-10까지 뒤졌으나 내리 7점을 따내면서 승부를 뒤집었다.
승장 신치용 감독은 "오늘 경기는 상당히 중요하고 의미가 있었다. 오현이와 희진이가 삭발을 한 것이 선수들에게 정신적인 자극을 준 것 같다"고 승인을 분석했다.
그는 "철우의 공격이 오늘처럼만 터지면 우리가 질 수가 없다. 오늘 철우가 라이트에서 완벽하게 해주면서 쉽게 경기가 풀렸다"고 사위를 칭찬했다.
패장 하종화 감독은 "서브 리시브가 무너지면서 고전했다. 새해 첫 날부터 좋지 못한 결과를 내서 씁쓸하다"고 완패를 시인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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