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데뷔 전 한국과 일본, 대만 여자프로골프 투어 우승, 프로 데뷔 이후 최단 기간인 2개월11일 만에 정상 등극. 한국여자골프의 차세대 스타인 김효주(18ㆍ롯데)의 화려한 프로필이다.
이미 세계 골프계가 주목하는 스타로 성장했지만 김효주는 올해 대원외고 3학년이 된다. 그의 소망을 보면 그가 아직은 열여덟 살 소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10대 소녀의 이상형,"무조건 유승호죠"
김효주는 탤런트 유승호(20)의 팬이다. 요즘은 유승호가 출연한 MBC 드라마 '보고 싶다'에 푹 빠져 있다.
김효주에게 동반 라운드를 해보고 싶은 스타가 있다면 꼽아달라고 했다.
"당근 유승호죠. 요즘 유승호에 푹 빠져 있어요. 드라마 본 것을 또 보고 계속해서 보고 있습니다. 하하."
김효주는 신세대답게 골프가 잘 안될 때는 음악으로 스트레스를 푼다. 그는 "악동 뮤지션(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 시즌2에 출연 중인 남매 듀엣)의 노래를 많이 듣고 있다. 특히 '다리 꼬지마'라는 노래가 좋다. 재미있고 개성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해보고 싶은 것도 동갑내기들과 큰 차이가 없다. "일주일 동안 휴가를 주면 무엇을 할 것이냐"는 물음에 "훈련과 대회 일정 때문에 친구들과 함께 하기가 쉽지 않지만 그냥 만나서 놀이 동산도 가고 편하게 수다를 떨고 싶다"고 답했다.
남보다 노력하는 '천재 골퍼'
김효주는 원주 교동 초등학교 6학년 때 국가대표 주니어 상비군에 뽑혔다. 육민관 중학교 3학년 때는 언니들을 제치고 국가대표가 됐다. 어렸을 때부터 '골프 천재'라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김효주가 최고의 자리에 선 것은 노력의 결실이다. 골프를 한 이후 가장 길게 클럽을 놓아본 시간은 일주일이다. 그것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정회원 교육을 받았던 3박4일을 포함해서다.
그는 지난달 중국 샤먼에서 열린 2013시즌 KLPGA 투어 개막전인 현대차 차이나 레이디스 오픈에서 시즌 첫 승을 올렸지만 기쁨을 잠시 접어두고 지난달 태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경쟁자들이 연말연시를 즐길 때 해외에서 샷을 가다듬고 있다.
"스승이신 한연희 프로님과 함께 열심히 훈련하고 있어요. 작년에는 중국으로 갔는데 올해는 태국에 캠프를 차렸습니다. 추운 곳보다 더운 곳에서 열심히 해야죠."
김효주는 태국에서 오전에 라운드를 하고 오후에는 연습장에서 쇼트 게임 훈련을 한다. 약 2개월 동안 태국에서 훈련한 뒤 2월 말 귀국할 예정이다.
올해 목표는 '두 마리 토끼' 사냥
김효주의 올해 목표는 2관왕에 오르는 것이다. 생애 딱 한 번 밖에 받을 수 없는 신인왕과 꾸준하게 잘 쳐야 수상할 수 있는 최저타수상을 노리고 있다. 이미 1승을 올린 김효주는 신인왕의 경우 뚜렷한 경쟁자가 없다.
김효주는 "신인왕은 꼭 하고 싶다. 평균타수상도 받아보고 싶은 타이틀이다"며 "(신)지애 언니가 신인왕을 할 때 대상, 평균타수상 모두 수상했다고 들었다. 쉽지 않겠지만 도전해 보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강한 정신력을 갖춘 '욕심쟁이 골퍼'
김효주는 롱 게임과 쇼트 게임을 모두 잘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평균 드라이버 거리는 240야드 정도이고, 아이언 샷과 퍼팅도 좋다. 김효주가 가장 자신 있는 아이언은 135야드를 남겨뒀을 때 잡는 9번이다.
특히 김효주의 강점은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한 정신력이다. 그는 "대회를 할 때는 늘 자신 있게 하자고 다짐하면서 볼을 친다"고 공개했다.
김효주는 이번 태국전훈에서 쇼트게임과 체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작정이다. 그는 "작년 후반기에 해외 대회를 다니면서 몸이 많이 힘들다는 것을 느꼈다. 비 시즌 동안 확실하게 몸을 만들 계획"이라면서 "30~40야드 어프로치 샷과 퍼팅도 향상시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착한 선수'의 원대한 꿈
김효주는 '착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이렇게 말하면 웃긴데 골프 팬들에게 착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어요. 사람들을 배려할 줄 알고 마음이 넓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김효주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평정한 박세리(36ㆍKDB산은금융)와 최나연(26ㆍSK텔레콤), 신지애(25ㆍ미래에셋)를 존경한다. 이 중 박세리는 그의 롤 모델이다.
"박세리 프로님은 아시아 최초로 명예의 전당에 오르셨잖아요. 제 최종 목표가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것이기 때문에 정말 닮고 싶어요. 프랑스 에비앙 대회 때 앞으로 잘 칠 거라고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해주셨는데 너무 좋았어요."
최나연과 신지애에 대해선 "LPGA에서 꾸준히 성적을 내고 있다. 부드럽지만 힘이 넘치는 스윙을 갖고 있다"면서 "선배님들의 길을 잘 쫓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김효주는 오는 3월에 일본여자프로골프협회(JLPGA) 초청을 받으면 1~2개 대회에 나간 뒤 4월 롯데마트 여자오픈부터 본격적으로 KLPGA 투어를 뛴다.
노우래기자sport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