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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이 겨울잠 깨듯 취업·결혼·노후 다 잘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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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이 겨울잠 깨듯 취업·결혼·노후 다 잘됐으면…

입력
2012.12.3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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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사년(癸巳年) 뱀의 해가 밝았다. 취업을 꿈꾸는 대학생부터 손자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할머니까지 뱀띠 시민 8명이 새해 희망과 포부를 밝혔다.

▲ 48년 운전대 잡은 김창홍(72ㆍ택시기사)씨돈 벌이 고민… 그래도 안전운전

부산에서 택시 운전만 48년째다. 회사택시를 몰다 1984년 내 개인택시를 가졌다. 벌이가 시원치 않은 게 가장 고민이다. 오전 7시에 나와 오후 5시까지 운전대를 잡는데 6만원 정도 손에 쥔다. 그래도 평생 택시운전밖에 모르고 살았다. 나이는 들었어도 길 찾고 승객들 안전하게 모시는 건 자신 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운전대를 계속 잡고 싶다. 2013년 뱀띠 해엔 우리 가족뿐 아니라 택시기사로서 내 건강을 지키는 게 가장 큰 목표다. 내년에도 건강하게 '내 일'을 하고 싶다.

▲ 남편 은퇴 걱정인 이화진(60ㆍ주부)씨남편 은퇴 후에도 사회활동 했으면

남편이 회사 은퇴까지 딱 1년 남았다. 은퇴 후 어떻게 살지 계획을 잘 세우려 한다. 직장이든 봉사활동이든 돈이 문제가 아니라 할 일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정부에서 은퇴자에게 여러 활동을 연결해 주었으면 한다. 주부들도 구청에서 에어로빅이나 노래, 봉사활동 등의 문화생활, 사회활동을 연결해 준다. 남자들도 회사를 나와서 문화생활, 취미 등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겠다. 그 동안 사회를 위해 애쓴 것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다.

▲ 고3 수험생 둔 이헌주(48ㆍ주부)씨수험생 둘째 뒷바라지 열심히

수험생이 되는 둘째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무사히 치를 수 있게 뒷바라지하겠다. 수험생 부모이다 보니 좋은 학원, 비싼 강의 듣게 해주고 싶으면서도 이런 교육을 왜 학교가 해주지 못하는지 속상하다. 게다가 올해 입시정책이 또 한 번 바뀔 예정이라 아이도 나도 부담이 크다. 정부가 수능시험 등 입시제도를 너무 자주 바꾸지 말고 안정적으로 관리해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속 상할 일이 더 이상 없었으면 한다.

▲ 가족 건강검진 받는 양광일(48ㆍ운송업)씨새 목표 향해… 가족 건강 꼼꼼히

작년까지 겨울잠을 잔 것이라면 올해는 뱀이 동면에서 깨어나듯 활기차게 일어나는 해가 되면 좋겠다. 2013년에는 공인중개사 자격을 따는 게 목표다. 일과 공부를 동시에 해야 하고 젊었을 때보다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아 힘들지만 뱀띠 해니까 더 힘을 내려 한다. 온 가족이 단체로 건강 검진을 꼭 받으려 한다. 얼마 전 생전 처음 건강검진을 받으면서 맘 고생이 많았는데 결과가 좋아서 마음을 쓸어 내린 적 있다.

▲ 워킹 맘 노진화(36ㆍ프리랜서)씨실력 인정받고 가족 여행도 욕심

일에서 인정받고 싶다. 학습지 교정 일을 하는데 프리랜서다 보니 본사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데 만만치가 않다. 열심히 하다 보면 입 소문이 나고 더 많은 일을 소개받을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두 아이(8세, 6세)와 더 많이 놀고 여행도 다니도록 하겠다. 나도 일을 하고 남편도 회사 일이 바빠 아이들과 함께 할 시간이 많지 않은데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덜어주도록 노력하겠다.

▲ 결혼비용 모으려는 이기영(36ㆍ회사원)씨꿈 많은 노총각 저축이 최우선

꼭 집을 사서 결혼하고 싶다. 결혼 자금이 없으면 짝을 찾는 것 자체가 부담인 게 요즘 현실이다. 집값과 결혼 후 자녀 양육비, 사교육비 때문에 결혼을 꿈도 못 꾸는 노총각들이 많다. 또 정부가 자녀 수에 상관없이 보육비를 지원해 서민들이 맞벌이하면서 가정을 꾸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길 희망한다. 월급의 절반 이상을 저축하는 게 목표이다. 결혼해서 자녀 대학 보낼 때까지 10억원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올해부터 악착같이 돈을 모으겠다.

▲ '광탈' 싫은 졸업반 배은지(24ㆍ대학생)씨부모님 걱정 덜게 자나깨나 "취직"

자나깨나 취직이 제1 목표이다. 지난해 하반기 취업 원서를 쓴 곳에서 대부분 '광탈'(서류전형에서부터 탈락)을 했다. 대학 3학년부터 취업을 위해 땀 흘렸지만 웬만한 스펙으로는 서류 통과도 힘들다. 원서를 100개 이상 써야 1,2개 합격한다고 우스갯소리를 하곤 한다. 대학교에서만 온전히 공부하더라도 취직 걱정이 없는 사회였으면 좋겠다. 평범한 대학생, 평범한 취업 준비생은 점점 갈 곳을 잃어가고 있다. 더 이상 부모님께 신세지지 않고 싶다.

▲ 사춘기 앞둔 김영훈(12ㆍ초등학생)군 사춘기 잘 넘기고 공부·운동 힘차게

어떻게 하면 사춘기를 잘 넘길 수 있을지 가장 큰 고민이다. 지난해 부모님께 반항을 많이 했다.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중학교에 진학한다는 사실도 부담이 되고 공부도 더 많이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던 것 같다. 엄마도 내가 폭력적인 아이로 변하는 게 아닌가 걱정을 많이 했다. 올해는 중학교에서 좋은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게 내가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가겠다. 태어나 처음 맞는 뱀띠 해니까 공부도 운동도 무昰絹?힘차게 해내겠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김민호기자 kimon8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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