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에 성공해 이달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 선서를 두 번 하게 됐다. 4년 전 첫 취임 때도 선서를 두 번 했던 오바마는 두 번의 취임에서 모두 선서를 두 번씩 하는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라는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오바마가 이번에 취임 선서를 두 번 하게 된 것은 헌법에 명시된 취임일인 1월 20일이 일요일이기 때문이다. 워싱턴 의사당 앞에서 열리는 취임식은 일요일을 피해 다음날인 21일 열린다. 오바마는 헌법이 정한 취임일에 맞춰 20일 백악관에서 비공개 선서를 하고 21일 대중 앞에서 다시 선서를 한다.
미국 대통령 취임일과 일요일이 겹친 것이 처음은 아니다. 러더퍼드 헤이스(19대), 우드로 윌슨(28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34대), 로널드 레이건(40대) 등 4명의 전직 대통령도 오바마와 마찬가지로 일요일을 피해 취임식을 열면서 선서를 두 번 했다. 제임스 먼로(5대), 재커리 테일러(12대)는 헌법에 따른 취임일에는 선서를 하지 않고 대중 앞에서 열린 취임식에서만 선서를 했다.
하지만 오바마처럼 초선과 재선 취임 선서를 모두 두 번씩 한 전례는 없다. 오바마는 4년 전 취임식 때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헌법에 명시된 선서문 순서를 바꿔 읽은 것을 그대로 따라서 복창했다. 이 때문에 헌법 위반 논란이 일자 오바마는 취임식 다음날 다시 선서를 했다.
오바마의 이번 취임식은 1기 때보다는 조촐하게 치러질 전망이다. 2009년에는 첫 흑인 대통령 취임이라는 역사적 순간을 목격하려는 인파가 몰려들면서 축하객이 180만명에 달했지만 이번 취임식 참석자는 80여만명에 그칠 전망이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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