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은 분쟁과 사건ㆍ사고로 얼룩진 한 해였다. 갈등 끝에 감동의 화해를 이룬 곳도 있지만 요원한 평화를 기다리며 비극에서 헤매는 곳이 적지 않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가 새해 주목할 국제 분쟁을 선정했다.
시리아에서는 2011년 3월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래 4만5,000여명이 숨졌다. 최근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이 멀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정권이 바뀌어도 민족과 종교 갈등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격 수니파가 집권하면 또다시 피의 숙청이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종교적으로 가까운 레바논, 이라크, 요르단까지 파장이 확산될 수 있다.
20년 가까이 전쟁이 계속된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은 지난해 4월 반군 M23이 조제프 카빌라 정권에 반기를 들면서 다시 내전에 휘말렸다. 11월엔 반군이 동부 도시 고마를 접수하고 민간인을 처형해 사상자가 속출했다. 최근 반군이 고마 철수와 협상에 응하겠다는 의사를 보였지만 주변국까지 얽힌 복잡한 역학관계 때문에 올해 안에 평화협상이 타결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남수단 독립 이후 계속된 수단과 남수단의 분쟁은 지난해 유전지대 쟁탈 문제로 전면전 직전까지 치달았다. 수단의 유일한 유전지대인 남코르도판주를 놓고 싸우던 양국은 결국 주를 둘로 찢는 것으로 합의를 봤지만 갈등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라크는 2011년 미군 철수 이후 종파 간 갈등이 심화하면서 테러가 속출했다. 시아파인 누리 알 말리키 총리는 다른 종파를 대대적으로 탄압했다.
터키와 쿠르드 반군의 분쟁, 케냐의 종족 및 종교 갈등,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탈레반의 충돌, 말리 정부와 이슬람 반군의 분쟁, 미얀마의 무슬림-불교도 간 다툼도 올해 주목해야 할 분쟁들이다.
반면 콜롬비아와 필리핀은 반세기에 걸친 분쟁을 끝내고 평화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콜롬비아 정부와 반군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은 지난해 10월 영구적 내전종식을 위한 평화 협상에 합의, 대화를 시작했다. 같은 달 필리핀 정부도 최대 이슬람 반군단체인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과 평화협정을 체결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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