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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무대, 직구로 정면 돌파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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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무대, 직구로 정면 돌파하겠다"

입력
2012.12.3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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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그 옵션 거부는 메이저리그 꿈꾸는 후배들을 위해서도 중요한 부분이어서 고집위력적인 직구가 없다면 좋은 변화구도 소용없어랜디존슨이 나의 롤모델 씩씩하게 던지겠다

2013년 계사년이 밝았다. 스포츠계에서는 단연 류현진(26ㆍLA 다저스)의 활약이 기대되는 한 해다. 최근 다저스와 만족스러운 연봉 협상을 마친 류현진은 묵묵히 개인 훈련을 소화 중이다. 각종 방송과 광고 요청이 쇄도했지만 훈련을 위해 최소화했다. 사상 첫 한국 무대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괴물투수'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의 최종 목표는 박찬호 선배의 아시아 투수 최다승(124승) 기록을 깨는 것"이라며 화려한 2013년을 꿈꾸고 있다.

마이너리그 옵션 끝까지 고집한 이유는

류현진은 널리 알려졌듯 배짱이 두둑하다. 연속 안타를 맞거나 실점을 해도 좀처럼 표정 변화가 없다. 늘 한결 같은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게 지금의 '괴물'을 만들었다.

류현진의 강심장은 다저스와의 연봉 협상 테이블에서도 빛났다. 계약 마감 시간을 불과 20초 남겨두고 "마이너리그 강등 옵션이 포함돼 있다면 도장을 찍지 않겠다"고 버텼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소위 A급으로 분류되는 투수들과의 계약에서도 마이너리그 강등 옵션을 넣는다. 수 백억원의 돈을 투자한 것에 대한 일종의 보험이다. 하지만 다저스는 한국에서 갓 건너온 왼손 투수의 배짱에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마이너리그 옵션이 포함됐다면 계약하지 않았을 겁니다. 현재 다저스에는 선발 투수 자원이 많기 때문에 당연히 빼야 한다고 생각했죠. 옵션이 포함되면 아무래도 기회가 많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당시에는 한국으로 돌아가겠다는 마음도 어느 정도 굳혔습니다. 그러다 다저스가 다행히 제 요구를 들어줬습니다."

류현진의 아버지 류재천 씨는 31일 "물론 개인적인 이유가 가장 컸을 것이다.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돼 마운드에서 던질 수 있는 기회를 꾸준히 제공 받는 게 중요했다"면서 "하지만 나중에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후배들이 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도 중요한 부분이었다. 현진이도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나 보다 나은 투수? 내 직구가 중요하다."

류현진의 또 다른 주무기는 자신감이다. 칠 테면 쳐보라는 식으로 포수 미트만 보고 던진다. 전문가들은 "류현진이 100%의 힘으로 던졌을 때 안타를 칠 수 있는 타자는 국내에 거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40ㆍ전 한화)도 지난 시즌 중반 "류현진은 괴물이자 야구 천재"라고 했다.

그런 류현진이 꼽은 최고의 투수는 랜디 존슨(전 샌프란시스코)이다. "그 동안 나보다 낫다고 생각한 투수는 몇 명 있지만, 역시 랜디 존슨입니다." 류현진은 지난달 11일 계약을 마친 직후에도 구단이 마련한 팬들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랜디 존슨을 보며 자랐다. 내 롤 모델이다"라고 밝혔다. 랜디 존슨은 통산 303승166패,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한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의 왼손 투수 가운데 하나다. 통산 삼진은 4,875개(2위)로 '닥터 K' 류현진이 닮고 싶어하는 부분이 많다.

류현진은 이를 위해 주무기인 체인지업 보다 직구를 강조했다. "주위에서 직구 구속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해주신다. 직구가 통해야 변화구도 먹힐 수 있다는 조언인데, 나 역시 동의하는 부분이다. 위력적인 직구 없이는 아무리 좋은 변화구도 의미가 없다. 두 자릿수 승수와 2점대 평균자책점을 위해 자신 있게 직구를 던지겠다."

15일 출국, 본격적인 메이저리그 생활 시작

현재까지 류현진의 빅리그 도전기는 아주 만족스러운 상태다. 원 소속팀 한화에 약 280억원의 돈다발을 안겼고, 자신은 연봉으로 6년 간 총액 약 390억원을 받는 계약에 합의했다. 한국 무대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첫 번째 선수라는 기념비적인 성과와 함께 A급 선수의 대우까지 받으면서 당당히 메이저리거로 탈바꿈하고 있다.

류현진은 5일 한화가 마련한 환송회를 끝으로 공식적인 행사를 모두 마친다. 한화는 지난 7년 간 팀에서 묵묵히 에이스 노릇을 해준 류현진을 위해 대대적인 환송회를 마련했다. 이날 류현진은 1,000여 명의 팬들 앞에서 감사패와 꽃다발 등을 받을 예정이다.

출국 일은 15일이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는 3월28일 개막하는 데, 통상 구단들은 2월 중순부터 합동 훈련을 시작한다. "구단 소집일(2월13일)까지는 개인 훈련에 전념할 생각입니다. 한국에서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몸 상태를 끌어올려야죠." 끝으로 류현진에게 메이저리그란 무엇인지를 물었다. 프로 데뷔 초반에는 일본과 미국을 놓고 저울질 했던 '괴물'이었다. "최고의 무대죠. 야구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그런 곳, 꿈의 향연이 펼쳐지는 곳이 바로 메이저리그 입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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