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리건주에서 30일(현지시간) 한인들이 탑승한 관광버스가 빙판길에 미끄러진 후 언덕 아래로 떨어져 9명이 사망하고 26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캐나다 밴쿠버의 한인 여행업체 미주여행사 소속 전세관광버스가 이날 오전 10시30분쯤 오리건주 동부 펜들턴 인근 84번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눈과 얼음이 덮인 노면에서 미끄러져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언덕 아래로 30m가량 굴러 떨어졌다.
버스 탑승자는 모두 39명이며 이들의 한국 국적 여부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생존한 운전기사는 부상이 심하고 영어에 능숙하지 못해 현지 경찰 조사에 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건주 경찰 당국은 31일 오전 사상자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외교통상부는 "한인 여행업체가 모집을 했기 때문에 사상자 대부분이 한국인이나 한국계 교포 등 한인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시애틀 주재 영사를 현장과 병원에 급파했다"고 밝혔다.
부상자들은 펜들턴 세인트앤서니병원 등 인근 병원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매체인 이스트오리거니언은 부상자 중 16~17세 한인 청소년이 포함돼 있으며, 이들은 "버스가 수 차례 방향을 잃고 비틀거린 뒤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전복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버스는 밴쿠버에서 출발했으며 시애틀에서 현지 한인 여행사를 통해 일부 승객이 추가 탑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버스는 사고 당시 라스베이거스 관광 일정을 마치고 밴쿠버로 돌아가던 중이었다. 사고 지점은 오리건주 블루마운틴 서단 지역으로 험한 지형과 심한 기후 변화로 위험상황이 자주 발생해 '죽음의 통로'로 불린다고 CBC방송은 전했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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