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직장폐쇄와 용역투입 등으로 극심한 노사갈등이 빚어졌던 만도의 최대주주인 한라건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최근 노사상생협력상을 수상,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만도에서 격렬한 노사갈등이 빚어진 당시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은 한라건설과 만도의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었다. 한라건설은 상을 받았지만, 만도는 노조법 위반혐의에 대해 검찰과 노동부의 수사를 받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1일 한라건설에게 노사상생협력 유공단체 부문 대통령 표창을 수여했다. 한라건설 노사가 24년간 무분규를 유지했으며 협력업체와 동반성장 등 사회적 책임을 실천한 것이 포상이유다.
반면 한라건설이 최대 주주(19.99%)이고 정몽원 회장이 2대 주주(7.54%)인 만도의 사정은 천양지차다. 현대차와 기아차에 브레이크 및 조향장치 등을 공급하는 만도는 외주화 철회 등을 놓고 지난 6월부터 노사갈등이 빚어졌고 금속노조 만도지부는 부분파업을 반복했다. 노사 대화가 지지부진하던 7월 27일 사측은 용역 등을 투입하며 직장폐쇄를 단행했고 그 직후 회사에 협력적인 제2노조가 만들어졌다. 이 과정에서 기존 노조에 속해있던 조합원 대다수(2,000여명)는 제2노조로 자리를 옮겼고 현재 기존 노조에는 120여명만 남았다. 김창한 지부장 등 간부 3명은 해고됐다.
만도지부에 따르면 제2노조 결성과정에서 회사 간부들이 조합원들에게 탈퇴를 종용하는 등 회사가 개입한 의혹이 있고 제2노조 조합원들에게만 특별상여금을 지급하는 등 차별대우를 했다. 이에 대해 금속노조가 지난 10월 정몽원 당시 만도 대표 등 경영진을 부당노동행위로 검찰에 고발했고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정 대표는 이후 만도 대표에서 물러났다.
금속노조 측은 만도 역시 KEC, 유성기업 등과 마찬가지로 '용역투입을 통한 직장폐쇄-사측지원에 의한 어용노조 설립-조합원 빼내기를 통한 민주노조 파괴'의 수순을 밟아왔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경자 금속노조 대변인은 "고용부가 사실상 만도지부의 노사관계를 파탄낸 한라그룹에 대해 앞장서 노사화합상을 준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금속노조는 또한 지난 14일 바지선 침몰로 대형 인명사고를 냈던 울산신항 방파제 축조공사의 원청업체가 한라건설이었고 한라건설이 무리하게 공기단축을 지시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점을 고려해 대통령상 표창을 당장 박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고용부와 한라건설 측은 "만도와 한라건설의 노사문제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고용부 노사협력정책과 관계자는 "한라건설에 대해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심사했으며 결격사유가 없었다"며 "계열사까지 따지면 걸리지 않을 기업이 없는데, 이런 식의 문제제기는 무리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라건설 관계자는 "노사문제에 대해 특별히 언급할 사항이 없다. 금속노조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고용부는 6월 노조파괴 의혹을 받아온 한국동서발전을 '2012년 노사문화우수기업'으로 선정했다가 이후 국정감사에서 노조파괴 문건이 공개되자 11월 선정을 취소한 적이 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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