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패배 후 공개 활동을 자제했던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후보가 30일 광주를 방문했다. 지난 21일 선대위 내 시민캠프 해단식을 끝으로 경남 양산 자택에서 휴식을 취해오다 27일 부산 한진중공업 빈소를 찾아 조문한 데 이어 두 번째 바깥 나들이인 셈이다.
문 전 후보는 이날 광주에서 국립 5ㆍ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광주에서 전심 전력을 다해 함께 해줬는데 제가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해 송구스럽다"며 "그러나 다시 그 속에서 희망을 찾아야 한다는 말씀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문 전 후보는 이어 잇따른 노동자들의 죽음을 언급한 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도 그 부분에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며 "그렇게 했을 때만이 국민대통합의 출발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는 당내 문제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하면 민주당이 거듭나고 국민의 정당으로 커 나가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방명록에 "죽음에서 부활한 광주의 정신처럼 우리의 희망도 이제 시작입니다"라고 적었다. 이날 무등산에 오른 문 전 후보는 오후에는 YMCA 무진관에서 지역 원로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정치권에선 문 전 후보의 광주 방문을 계기로 그가 향후 비대위 출범 등의 과정에서 정치적 기지개를 펴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이에 문 전 후보 측은 "광주 방문은 대선 결과에 힘들어하는 분들을 위로하고 호남의 전폭적 지지에 미안함을 담은 '힐링과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문 전 후보는 1월1일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신년 참배식에는 참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문 전 후보에 대해 민주당 비주류 진영의 김영환 의원은 이날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당은 창조적 파괴를 요구 받고 있다"며 "문 전 후보와 당의 책임 있는 분들은 다음 시대를 준비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뒤로 물러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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