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에 거주하는 최순애(77)할머니를 비롯해 3명의 홀몸노인에게 8년째 김치를 전달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야쿠르트 아줌마 박영희씨다. 올해도 직접 담근 김장김치를 들고 나선 박씨는 "김치통을 들고 가면 어르신들이 올 겨울 김치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다며 손을 꼭 잡으면서 문밖까지 나와 고마움을 표시한다"며 "그런 모습을 보면 마음이 뭉클해지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한국야쿠르트의 대표적인 사회공헌활동은 '사랑의 김장나누기' 행사다. 다른 기업들도 김장행사를 하지만 한국야쿠르트의 행사가 유독 눈길을 끄는 것은 규모부터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는 노란 유니폼을 입고 반가운 미소로 고객을 맞이하는 야쿠르트 아줌마들의 든든한 뒷받침이 있어 가능했다.
지난 11월 15일 서울광장은 야쿠르트 아줌마뿐 아니라 시민봉사단 365명, 외국대사, 푸른누리 어린이 기자단 등 총 2,250여명으로 가득 찼다. 예년에 비해 추운 날씨였지만 광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은 정성껏 김치를 담갔다. 야쿠르트 아줌마 전복자씨는 "12년 동안 해마다 사랑의 김장나누기 행사에 참가했다"며 "평소 마음은 있어도 남을 돕는다는 게 쉽지 않았는데, 1년에 한 번씩이라도 착한 일을 하는 것 같아 흐뭇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서울광장에서 만들어진 김치는 140여 톤. 한국기록원이 인증하는 '한 날 한 장소에서 진행된 최대 규모의 김장'으로 기록됐다. 충남 논산에서도 140톤의 김치가 버무려져 총 280톤의 김치가 전국 영업망을 통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됐다.
한국야쿠르트의 김장나누기 행사는 2001년 부산의 한 야쿠르트아줌마의 제안으로 시작된 사회공헌활동이다. 이 행사는 12년째 꾸준히 이어지며 연말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12년간 김장김치가 제공된 곳만 22만4,000가구. 사용된 배추는 100만 포기를 넘어섰고 양념은 총 590.59톤이 쓰였다. 만들어진 김치의 총량은 2,278톤으로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이상인 2,865만 명이 하루 동안 먹을 양에 육박한다. 가정에서 흔히 쓰이는 200 ℓ 김치냉장고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1만1,360대를 가득 채울 만큼의 양이라고 한다. 그 동안 동원된 화물차만 5톤 적재량을 기준으로 456대에 달한다.
이외에도 한국야쿠르트 임직원들은 입사와 동시에 가입하는 '사랑의 손길펴기회'를 통해 지역사회에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이 모임의 근본정신은 '십시일반'. 열 숟가락의 밥이 모여 한 그릇의 밥이 되듯 야쿠르트 모든 종사원의 작은 정성이 모이면 남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랑의 마음을 스스로 일깨우는 활동이다.
이 모임에서 시행하는 사업은 크게 성금이나 물품을 지원하는 기금 지원사업과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는 자원봉사활동으로 나뉜다. 전국 17개 위원회가 매달 한 번 이상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사회 복지기관과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매년 설에는 떡국을, 추석에는 송편을 나누며 외로운 이웃들과 따뜻한 정을 나누는 것도 사랑의 손길펴기회의 오랜 전통이다.
임직원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참가한 활동은 서울시와 함께 저소득 아동 교육비 모금을 위한 '희망 저금통 캠페인'. 서울에 거주하는 저소득가구의 아동 교육비를 지원하고, 희망 나눔 바이러스를 전파하기 위한 사회공헌 캠페인이다.
이를 위해 한국야쿠르트는 총 4만6,000개의 희망저금통을 제작해 서울시 및 산하기관 직원들과 함께 모금 활동을 벌였다. 이를 통해 거둔 금액은 내년 초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서울시 저소득가구 아동 교육비 지원 사업인 '꿈나래 통장'에 지원될 예정이다.
양기락 한국야쿠르트 사장은 "창립 이래 43년 동안 꾸준히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앞으로도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인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하겠다"고 강조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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