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지하철 승강장에서 승객을 선로로 떨어뜨려 숨지게 한 여성이 증오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이 여성은 9ㆍ11테러에 대한 복수심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 검찰은 29일 에리카 메넨데스(31)를 체포해 2급 살인에 해당하는 증오범죄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메넨데스는 27일 오후 뉴욕 퀸스의 40번가 지하철역 승강장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수난도 센(46)을 밀어 선로로 떨어뜨렸다. 센은 승강장에 진입하던 열차에 치여 사망했다. 사건 후 메넨데스를 수배한 경찰은 행인의 신고로 29일 그를 붙잡았다.
메넨데스는 경찰 조사에서 "내가 무슬림을 열차 선로로 밀었다"며 "그들이 세계무역센터 쌍둥이빌딩을 파괴한 2001년부터 무슬림과 힌두교도를 증오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그가 무슬림과 힌두교도를 구분하지 않고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메넨데스를 기소한 리처드 브라운 검사는 "피의자는 모든 지하철 승객에게 악몽을 안겨줬다"며 "그의 혐오스러운 발언과 행동은 문명화한 사회에서 용인될 수 없다"고 말했다. 메넨데스의 정신이상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살인 혐의가 인정되면 그는 25년형에서 최대 종신형까지 처해질 수 있다.
피해자인 센은 인도 출신으로 힌두교 가정에서 자란 것을 파악됐다. 뉴욕에서 조그만 복사가게를 운영하는 센은 작은 아파트에서 룸메이트 2명과 함께 거주하고 있었다.
뉴욕 지하철 승강장에서는 앞서 3일에도 한인 교포 한기석씨가 흑인 남성에게 떼밀려 선로로 추락해 사망했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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