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스포츠계의 키워드는 세대 교체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39)는 지난 10월 말 현역 유니폼을 벗었고, '반지의 제왕' 안정환(36)은 1월 말 눈물의 은퇴 기자 회견을 가졌다. 거물급 스타들이 한꺼번에 그라운드를 떠난 상황. 하지만 걱정은 없다. 이들의 공백을 메울 또 다른 스타들이 탄생했다. 2013년 스포츠를 책임 질 새로운 스타들을 정리했다.
야구, 박찬호->류현진
박찬호의 발자취를 후배 류현진(25ㆍLA 다저스)이 그대로 밟는다. 박찬호는 IMF 시절 메이저리그 열풍을 몰고 왔던 주인공이다. 덩치 큰 외국인 타자를 상대로 주눅들지 않고 자기 공을 뿌리던 국민 영웅. 스포츠 팬들은 박찬호의 경기를 보면서 기쁨과 슬픔, 통쾌함을 느꼈다. '괴물' 류현진은 박찬호처럼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데뷔한다. 내년 1월1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건너가 본격적인 메이저리그 생활을 시작할 예정이다. 팬들은 류현진이 '제2의 코리안 특급'이 돼주길 바라고 있다. 새벽잠을 설쳐가며 메이저리그 경기를 지켜봤던 그 때 그 시절. 두둑한 배짱에 주무기인 체인지업 제구만 완벽히 구사된다면 팬들의 염원은 당장 내년부터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해외 축구, 박지성->기성용
1981년 생인 '산소 탱크' 박지성(QPR)은 내년이면 우리 나이로 33세다. 그 동안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며 쉴 새 없이 녹색 그라운드를 밟았던 축구 영웅은 이제 조금은 지친 모습이다. 올 시즌 막판에는 무릎 부상까지 당해 출전 시간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박지성의 공백은 기성용(23ㆍ스완지시티)이 메운다. 스코틀랜드 명문 구단 셀틱을 통해 해외 리그에 대한 적응력을 키운 기성용은 올해 스완지시티로 이적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27경기에 출전해 공격 포인트가 적다는 게 아쉽지만, 그 동안 박지성이 해온 역할은 기성용이 맡을 공산이 크다. 이 밖에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는 구자철(23ㆍ아우크스부르크)과 손흥민(20ㆍ함부르크)도 제 2의 박지성이 될 자질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농구, 강동희ㆍ이상민->양동근ㆍ김선형
한국 프로 농구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두 명의 가드, 강동희와 이상민의 맞대결은 농구 팬들이 숨죽이고 지켜봐야 할 팽팽한 긴장감을 줬다. 하지만 두 명의 천재 가드들은 어느새 동부 감독과 삼성 코치로 새 인생을 살고 있다. 그 동안 김승현 vs 전태풍, 전태풍 vs 양동근 등이 이들의 아성을 넘기 위해 도전했지만 쉽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이들과 견줄만한 라이벌 구도가 형성됐다. 국가대표 가드 양동근(31ㆍ모비스)에 2년 차 김선형(24ㆍSK)이 도전장을 낸 것이다. 올 시즌 포인트 가드로 전환한 김선형은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맹활약을 펼치며 팀을 선두로 이끌고 있다. 어시스트에도 눈을 떠 동료들을 활용할 줄도 안다. 양동근과 김선형은 올스타 투표에서도 치열하게 경쟁하는 등 제2의 '강동희 vs 이상민'으로 자리잡고 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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