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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 관련 지명 전국에 208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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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 관련 지명 전국에 208곳

입력
2012.12.3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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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이 개구리를 잡아먹으려는 형상인 전남 고흥군 영남면 사도(蛇渡)와 와도(蛙島). 전국 어디를 가나 뱀의 머리에 해당하는 사도(蛇渡)에는 대개 마을이 형성돼 있다. 풍수지리에서 이런 지형을 명당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제주 구좌읍 월정리 김녕사굴(金寧蛇窟)은 동굴이 기어가는 뱀처럼 구불구불해 이런 이름이 붙었다. 매년 어린 처녀를 동굴에 살던 구렁이에게 제물로 바쳤는데, 조선시대 중종 때 부임한 제주판관 서린(徐麟)이 구렁이를 물리쳤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국토지리정보원은 내년 '뱀의 해'를 앞두고 조사한 결과, 전국 150만개 지명 중 208개가 뱀과 관련돼 있다고 30일 밝혔다. 뱀 모양과 관련된 지명이 전체의 65%(137개)였는데, 이 중 경남 통영시 한산면 매죽리의 장사도(長蛇島)처럼 기다란 뱀 모습을 닮았다고 해 붙은 지명이 72개로 가장 많았다.

뱀 지명은 전남(41개), 경북(32개), 경남(31개) 순으로 많았다. 가장 널리 쓰인 명칭은 '사동(蛇洞)'으로 경북 경산시 동부동 마을을 비롯해 전국 15곳에서 사용됐다.'뱀골'도 10개 지역에서 쓰였다. 국토지리원 김태호 국토지리조사과장은 "한번에 알을 많이 낳는 뱀은 우리 문화에서 다산, 풍요를 상징하면서도 인간을 위협하는 동물로 숭배와 질시를 동시에 받았다"며 "뱀에 대한 이런 인식이 지명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가령 충남 서산시 운산면 고풍리 '장사동(長蛇洞)'은 마을이 큰 구렁이의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 이곳 주민들은 허물 벗으며 성장하는 구렁이처럼 장수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전남 고흥군 동강면 한천리 '뱀골고개'는 고개를 넘을 때 죄 지은 사람이 큰 뱀을 만나 죗값을 치른다는 이야기가 얽혀있고, 경북 경주시 남면 구암리 마을 '구뱀이'는 귀가 달린 뱀이 나왔다고 해 유래됐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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