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그렇게 한가하냐? 우리한테까지 선물 주러 오게." "아냐 착한 어린이한테는 꼭 선물 주러 온다고 했어."
크리스마스를 나흘 앞둔 21일. 서울 양천구에 있는 서울SOS어린이마을에서는 초등학생들끼리 늘 이맘때면 벌어지는 '산타 유무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이곳은 부모가 없거나 형편이 어려워 부모의 보살핌을 받을 수 없는 아이들이 모여 있는 아동복지시설이다. 부모의 사랑이 부족해 늘 주변의 관심이 필요하다. 더욱이 학교 친구들이 두 손에 선물을 가득 들고 있는 걸 지켜보기만 해야 하는 성탄절 시즌엔 더욱 주변의 사랑이 간절하다. 그런 아이들 앞에 흰 수염이 덥수룩한 산타가 20명이나 나타났다. 신한은행 임원과 본부장들이 산타 복장을 하고 깜짝 방문한 것. 이들은 브라우니 인형, 운동화 등 평소 아이들이 원하던 선물을 나눠줬다. 텔레비전과 옷장만 덩그러니 자리한 아이들의 방에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해 축제 분위기가 나도록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2010년부터 임직원들이 전국 소외아동 600명에게 선물을 주는 '몰래 산타' 행사를 하고 있는데 미리 아이들에게 선물 목록을 받은 뒤 성탄절 시즌에 카드와 함께 전달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탄절과 설날 등이 끼어있는 겨울은 누군가 에겐 축제시즌이지만 또 다른 이에겐 춥고 외로운 계절이기도 하다. 특히 올해엔 유독 지독한 한파와 폭설이 기승을 부리고 있으니 소외계층의 겨울나기가 얼마나 힘겨울까. 신한은행이 연말에 기부활동을 더 열심히 하고 있는 이유다.
신한은행은 현재 '따뜻한 겨울나기 사랑 나눔(부제: 나눔의 품격)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임직원들의 기부금을 바탕으로 ▦사랑의 장기기증 ▦몰래 산타 ▦동지팥죽 사랑 나눔 ▦사랑의 클릭 ▦배넷저고리 만들기 ▦나눔 경매 ▦따뜻한 김장 나눔 등 7개 프로그램으로 다양하게 진행된다.
동지팥죽 사랑나눔 행사는 이달 15일 서울 중랑구 신내동 서울시립대 종합사회복지관과 강서구 등촌동 강서노인종합복지관에서 열렸다. 직접 만든 팥죽을 독거 노인들에게 대접하는 행사였는데 은행 직원뿐 아니라 사회공헌을 원하는 고객 46명까지 참여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2009년부터 진행한 사랑의 김장 나눔도 신한은행의 대표적인 연말 사회공헌 활동이다. 올해엔 1,500포기를 담가 서울 개포동 구룡마을 주민 자치회와 인천지역 노인복지센터 3곳에 각각 전달했다.
올해로 8년째인 사랑의 클릭은 저소득층 이웃을 돕기 위한 연중 모금 프로그램이다. 임직원들이 기부와 혜택(소득공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끔 신한은행 사회공헌 홈페이지인 '아름다운 은행'에서 자유롭게 기부를 하면 자동으로 급여공제, 연말 소득공제가 가능하도록 시스템도 구축해놨다. 직원들이 기부한 후원금과 그 모금액만큼의 금액을 은행이 함께 기부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직원 기부액의 2배 금액이 지원된다. 대상은 사회복지기관, 지방자치단체, 사회복지사 등의 추천을 받아 선정하는데 지금까지 8억6,000만원이 사랑의 클릭을 통해 지원됐다.
2006년부터는 직원들이 사용하지 않는 물품을 온라인 경매에 내놓고 최종 낙찰된 금액을 기부하는 나눔 경매도 시행하고 있다.
이처럼 신한은행의 사회공헌은 임직원의 참여와 행사의 꾸준함을 중시하는 게 특징이다. 2004년 은행권 최초로 은행장을 단장으로 하고 전 직원이 단원이 되는 봉사단을 창설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런 전통을 바탕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한 임직원은 작년 기준으로 4만6,000여명이나 된다. 사회공헌활동 시간도 1인당 평균 10시간이 넘는다. 이들에게 봉사는 단발성, 일회성이 아닌 일상인 셈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고객을 상생의 동반자로 여기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따뜻한 금융'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단순한 기부나 보여주기 식 봉사활동을 넘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나눔을 실천하도록 임직원들에게 사회공헌 DNA를 심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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