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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와 박근혜의 6년 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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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와 박근혜의 6년 애증

입력
2012.12.2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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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2006년 이후 애(愛)와 증(憎)을 넘나들었다.

두 사람의 애증 관계는 2006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란히 뛰어들면서 시작됐다. 이 대통령의 승리로 끝난 2007년 8월 경선이 전례 없이 치열했던 탓에 두 사람 사이엔 작지 않은 앙금이 남았다.

2008년 2월 이명박정부 출범 이후 한동안 두 사람 사이엔 냉기가 흘렀다. 2008년 4월 18대 총선 때 친박계 대거 낙천을 둘러싼 갈등에서 시작해 2009년 말~2010년 초 세종시 원안 수정 여부를 놓고 벌인 힘겨루기를 거치며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당시 박 당선인이 '여당 내 야당'으로 불리고, 친박계 인사들이 "청와대에서 박 전 대표가 차기 권력을 쥐는 것을 막기 위해 제3의 인물을 간접 지원하고 있다"는 말을 공공연하게 입에 올린 것은 양측의 불신이 얼마나 깊었는지를 보여준다.

두 사람 사이에 화해의 훈기가 불기 시작한 기점은 2010년 8월 이뤄진 단독 회동이었다. 두 사람은 이 자리에서 정권 재창출을 위해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2011년 초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추진을 놓고 갈등이 재발할 조짐이 있었지만, 양측이 자제하면서 정면 충돌을 피했다. 같은 해 5월 박 당선인은 이 대통령의 특사로 유럽을 다녀 왔고, 6월 특사 활동 보고를 위해 만난 자리에서도 데탕트 분위기가 이어졌다.

올 4월 19대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에선 야권의 정권심판론을 피해 가기 위해 이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그러나 박 당선인은 "대통령의 탈당은 해법이 아니다"면서 탈당론을 조기 진화했다. 이후 청와대는 총선과 대선 기간 박 당선인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

두 사람이 이 같은 전략적 협력 관계로 전환한 덕분에 28일 청와대에서는 여당을 탈당하지 않은 현직 대통령과 차기 대통령이 마주 않는 장면이 25년 만에 연출됐다. 1988년 노태우 정부 출범 이후로는 현직 대통령은 정권 말에 예외 없이 탈당해 무소속 신분으로 새 대통령을 만났다. 이 대통령은 전두환 전 대통령 이후 처음으로 당적을 갖고 퇴임하는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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